김 용 호 포도 분야 농업 마이스터
김 용 호 포도 분야 농업 마이스터
  • 이순자 기자
  • 승인 2019.10.07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와 교감하며 재배하는 포도 명인
김용호 농업마이스터가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김용호 농업마이스터가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27년째 포도 농사에 매진,‘뿌린대로 거둔다’는 기본원칙 지키는 농사꾼 
덕산읍 농업경영인회수석부회장·의용소방대·덕산라이온스 등서 봉사

 

김용호(47. 덕산포도원 대표)씨는 요즘 자다가도 히죽히죽 웃는다. 삼세번만에 그 어렵다는 농업마이스스터 시험을 합격했으니 오죽할까. 아침에 일어나면 할일이 태산인데 웃음이 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손에 물집이 잡혀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올해는 충북에서만 3명이 농업마이스터시험을 통과했고,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포도명인’이 됐다. 오는 11월 농림축산식품부 농업마이스터지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농사꾼 김용호 씨를 덕산포도원에서 만났다.     

 

전국 다니며 재배기술 익혀
늦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9월 어느날, 덕산포도원은 포도 수확이 한창이었다. 김 대표는 검게 그을렸으나 해맑은 미소가 천상 농부였고 부인(46·신효주) 역시 밝은 표정인 것으로 보아 한눈에 봐도 행복이 물씬 묻어났다.   
1만 9000㎡ 규모의 시설하우스 45동에 알알이 영근 탐스런 포도는 전량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인증을 받아 재배되고 있으며 거봉, 자옥, 샤인, 홍부사, 스튜벤, 힘노드시드리스 등 20여 종의 품종이 서로 다른 맛과 고유의 향으로 자기만의 향을 내뿜고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부모님이 운영하는 포도 농사를 거들면서 농사를 시작했는데 시작 초기 전국적으로 시설포도 가온재배를 하는 농장이 많지 않아 기술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감한 시설투자로 실패를 맛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설하우스의 구조적 문제와 재배기술 부족으로 원하는 수확량을 거두지 못했고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시설하우스 구조를  연동 개폐형 비가림 시설로 변경했고, 전국을 다니며 터득한 재배기술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재배가 안정권에 들어서게 됐다”고 회상했다. 

 

토양관리·열매솎기로 품질 유지
김 대표는 ‘어떻게 하면 맛좋고 품질이 우수한 포도를 생산할까’를 고민하는 농사꾼이다. 이를 위해 퇴비와 폐화석을 살포해 토양에 힘을 실어주고, 자가 제조한 생선액비와 미생물을 배양해 적정한 시기에 토양에 공급하고 정밀한 비배관리를 한다. 3년 주기로 숯가루를 뿌려 C/N률(탄질율)을 높여 포도 뿌리의 양수분 섭취와 미생물 활성을 좋게 하는 것은 과도한 질소 양분 위주의 생장을 억제하고 가지의 웃자람을 방지해 열매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포도 개화 시 수정과 착과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그해 수확량이 판가름 난다”며 “너무 많은 열매가 달려도 나무에 무리가 가고 품질이 떨어지므로 욕심을 버리고 과감한 포도송이 솎기를 통해 포도 고유의 착색이 잘 되도록 하고 당도와 성숙도를 높여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생산하는 포도의 당도는 19~20。Brix(거봉)로 인기가 많다. 

 

매일 나무 살피며 포도상태 연구    
김 대표는 포도원 포도나무를 세심히 살피는 것이 일과다. 나무에도 표정이 있어 잎을 보고, 줄기와 가지를 보고 나무 전체를 보면 무엇이 과잉되고 무엇이 결핍돼 보충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아이를 돌보듯 포도나무와 대화하며 보살피다보면 뿌리 주변의 수분이 많은지 부족한지, 양분이 적당한지, 햇빛은 충분한지 나무가 보내는 신호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금번 김 대표의 농업 마이스터 지정은 3번 도전 만에 이룩한 것이라 더욱 값지다. 그는 ‘배워서 남 주자’라는 나름의 농업 철학을 갖고 어렵게 터득한 첨단 농업기술을 귀농인들이나 농사 기술이 부족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내줄 생각이다.   
‘농업은 정직하다’,‘뿌린대로 거둔다’라는 그동안의 배움을 통해 기본에 충실하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살아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작은 욕심에 집착해 기본에서 벗어나면 작물은 주인을 외면하고 농사를 망치는 경우를 보면서 기본을 지키는 참된 농부로서 살아가겠다고 다짐도 했다.   
바쁘게 농사짓는 가운데 덕산읍 농업경영인회 수석부회장, 의용소방대, 덕산라이온스 등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과 봉사도 많이 하고 있는 김 대표가 앞으로 우리 지역의 진정한 농업리더로서 미래세대를 이끌어나가리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