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희 한국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장
김 성 희 한국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장
  • 염시온 기자
  • 승인 2020.02.14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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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향기를 품고 사는 여성 농업인
김성희 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 회장이 영일목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성희 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 회장이 영일목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호텔리어에서 여성 농업인 봉사자로 활동
은퇴 후 심리상담사로 봉사하는 삶 희망

 

최근 읽은 ‘말센스(셀레스트 헤들리 저)’라는 책을 소개하는 김성희(60) 한국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침마다 소를 돌보는 사람이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아침과 저녁으로 소를 돌보지만 잠들기 전까지 머리맡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가다. 한 손으로는 소를 돌보며 한 손에는 책을 든 아름다운 봉사인(奉仕人), 김성희 회장을 만났다.

 

호텔리어에서 진천댁이 되다
김 회장은 충남 예산에서 출생했다. 어릴 적 문예에 뛰어나 글쓰기로 여러 차례 수상해 당시 지도교사들이 장학생감이라고 칭찬했다. 천안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 서울로 상경해 당시 인기였던 호텔요원양성학교를 수료하고 서울에서 약 6년 동안 호텔리어로 살았다.  
호텔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는 등 손에서 책을 놓는 일이 없었는데, 현재의 작은 아주버님에게 영어를 배우게 되면서 당시 호텔에서 일하던 현재의 남편(윤창호)을 만나 결혼하면서 진천댁이 됐다.

 

‘내가 아니고 우리가 우선이다’
1990년 소를 키우는 것이 꿈인 남편을 따라 문백면 평사마을로 귀촌한 그는 담배농사로 돈을 모아 한 두 마리 씩 소를 샀고 7마리가 되었을 때 인근 통산마을로 이사해 첫째 아들의 이름을 딴 지금의 ‘영일목장’ 축사를 지었다. 김 회장은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영일목장에서 남편과 함께 소를 돌보며 신선한 우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가 지역에 관심을 갖고 봉사하게 된 계기는 1996년 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가 처음생기면서 부터다. 바쁜 가운데 열심히 봉사활동에도 참여한 김 회장은 2008년부터 5년간 문백면지회장으로 봉사했고 2013년 진천군 연합회 수석부회장, 2017년에는 진천군 연합회장으로 추대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김 회장은 “연합회장에 선출되면서 그동안 봉사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며 “여성농업인으로서 ‘내가 우선이 아니고 우리가 우선이다’라는 정신이 없었다면 진작 봉사하는 일을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어릴 적부터 뛰어난 문학적 감성으로 글을 쓰며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던 김 회장은 음악도 좋아하고 특히 기타를 즐겨 친다. 지난해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약 3개월간 기타를 가르쳐 진천전통시장 살리기 행사에서 두 번이나 공연을 했다. 
가르치는 일에도 재능을 보이는 그는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가르쳐주고 들려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일하는 틈틈이 책을 읽고 악기를 즐기며 누군가에게 자신의 지식이나 재능을 알려주는 일에 관심이 많은 김 회장은 요즘 둘째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목장을 물려받기로 결심한 둘째 아들을 직접 축산에 대한 실무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일을 위해 마이스터대를 졸업했고, 아들이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도울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5년간 지금의 일을 정진하고 그 이후에는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이 여성농업인진천군연합회 회장으로 봉사하기에 충분한 까닭은 열정과 지성이 겸비되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요즘 분노조절상담사 자격증 2급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고민이 많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남을 위해서 봉사할 때 웃음꽃이 피는 김 회장, 앞으로도 아름다운 봉사의 향기가 계속해서 퍼져 나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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