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춘 자 민화 화가
배 춘 자 민화 화가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2.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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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는 나를 설레이게 한다”
배춘자 화백이 화실에서 2018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한 그의 작품 ‘군학도’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배춘자 화백이 화실에서 2018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한 그의 작품 ‘군학도’와 함께 미소짓고 있다.

 

사진으로 시작, 민화 매력에 빠져 배움찾아 인사동 까지 진출
2018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수상, 2019년엔 심사위원 활동

 

금방이라도 벚꽃 꽃망울이 터질 것 같은 따스한 늦은 겨울날, 성모병원 앞에 있는 배춘자(61) 화백의 화실을 찾았다. 화실은 배 화백이 운영하는 가게(한우물)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을 채우고 있는 것은 온통 그의 작품들이다.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 풀과 곤충을 그린 초충도, 여러 동물을 그린 십장생도, 기물, 화병을 그린 기명절지도, 한자 ‘복’을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도 등 형형색색 아름다운 그만의 색을 입은 민화들, 그 안에 배춘자 민화 화가를 만났다.  

 

‘민화에 남은 열정 바칠터’ 
평소 자연을 보며 사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배 화백은 2000년 충북대 평생교육원 사진강의를 신청했다. 그곳에서 사진의 활용법과 구도를 익혔고 배 화백은 사진을 공부하며 보았던 풍경들을 언젠가는 그림으로 꼭 그려보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그 후 본인의 꿈은 접어둔채 살아가던 배 화백은 50대 후반 진천군 평생학습센터에서 민화를 배우게 됐다. 그곳에서 민화의 깊이와 오방색의 매력에 빠진 그녀는 더 많은 표현기법과 색감에 대한 갈망이 생겼지만 누구에게도 그 해답을 얻을수는 없었다. 그림에 대한 열망을 떨칠수 없었던 그는 어려운 결심을 했고 서울 인사동으로 발걸음을 시작했다. 
배 화백은 진천과 인사동을 오가며 풀리지 않던 민화의 더 깊은 창작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한 파인 송규태 스승을 만났고 인사동 갤러리에서 열린 민화 전시를 보고 민화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렬해졌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대부분 고연령대의 취미위주로 그려졌었던 민화, 일제 식민지하에 약탈 당하고 잊혀지고 묻혀졌던 민화가 드디어 다시 세상에 화려하게 인식되어지는 순간이었다”며 “전세계 다른나라에서는 따라올수 없는 깊이있는 민화에 남은 열정을 쏟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미술대전 ‘특선’유명인 돼
배춘자 화백의 화실에는  ‘2018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한 작품 ‘군학도’가 크게 걸려있다. 70호 정도로 흰 학들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으로 배 화백은  큰 꿈을 이룬 유명인사가 됐다. 2019년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이 됐고 2020년에는 월간아트 표지에 배 화백의 작품이 실렸다. 이 날이 오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든 시간들을 열정으로 참아낸 그 만의 노력이 있었다. 
배 화백은 선천성 심장기흉 외에도 오랜 그림작업으로 만성 다발성 통증증후군을 앓고 있다. 하지만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할 정도로 그의 열정은 고통을 이겨내고도 남는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는 배 화백의 얼굴에 행복감이 느껴진다.

 

‘진천 민화갤러리’ 구상
배 화백의 작품은 색감이 밝고 맑다. 우리가 생각하는 민화는 색이 단조롭거나 어두운 색이었다. 
하지만 배 화백은 시원하고 상큼한 과감한 색을 쓴다. 재료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기존 민화에 사용하던 분채, 석채는 물론 서양화 재료로만 알고있던 유화도 사용한다. 최근 현대미술의 흐름에 따라 형태와 재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배 화백은 자신이 개척하고 이루어낸 그림화법과 재료사용법을 이제는 후학양성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인사동을 오가며 배움의 길이 힘들었던 과정을 생각하며 갤러리를 열어 후배들은 이 지역에서 편하게 배울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그림 민화를 그릴수 있다는 것, 민화를 창조해내고 전해준 조상들에게 감사하다”는 배 화백이 구상하는 민화 갤러리가 진천에 곧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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