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위각지 소실, 만권루 장서 보관 …‘그나마 다행’
완위각지 소실, 만권루 장서 보관 …‘그나마 다행’
  • 임현숙 기자
  • 승인 2020.07.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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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원계획 수립 중 강풍에 붕괴, 완위각 장서 700여 권은 보관 중
향토사연구학자, “복원 앞둔 비지정문화재 수시로 모니터링 해야”

 

조선후기 민간도서관 진천 완위각지 사랑채가 지난해 11월 비바람에 무너진 가운데 군이 완위각 소장 장서 700여 권을 어렵게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복원을 염두에 둔 비지정문화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초평면 용정리 양촌마을 399번지 일원에 위치했던 진천 완위각지 사랑채는 지난해 11월 오후 강한 비바람에 붕괴됐다. 현재 사랑채가 있던 곳에는 무너진 건물에서 나온 주춧돌과 기왓장, 기단, 석재 등 잔해가 천막에 덮여져 방치 되고 있다.   
양촌마을 최정환 이장은 “점심때쯤 주민들이 많이 마을회관에 있었는데 갑자기 우지끈 소리가나면서 완위각(사랑채)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슬레이트 지붕이 무겁다보니 이미 썩어버린 기둥이나 담이 견디지 못한 것 같다”며 “원래 벽채도 다 흘러내리고 기둥도 무너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완위각은 벽오 이시발공 증손인 담헌 이하곤의 장서각으로 조선후기 4대 장서각 중 하나로 ‘만권루’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지난 2003년 학술조사와 2009년 발굴조사 결과 완위각지에는 본채 등 모두 7개의 한옥건물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사랑채 1동만 남았다. 
이런 문화재적 가치로 군은 2012년 ‘완위각 소장 장서 목록 및 역주서’를 발간하고 남아 있는 사랑채를 비지정문화재로 관리했다. 군은 2013년 도지정문화재를 신청했으나 문화재 정비 후 검토하는 것으로 지정 예고 보류됐고 이후 문화재 지정을 위해 2014년 이 일대 2959㎡를 2억 6200여만 원에 매입했다. 완위각지 복원은 2016년 문체부 ‘충청권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 ‘초평 책마을 조성사업’으로 선정됐다. 군은 2022년 4월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주민 A 씨는 “완위각지를 복원한다는데 가끔 군에서 나왔는지 풀이나 깍는 것이 전부였다”며 “복원한다복원한다 말만 있었지 그동안 조용했다. 그런데 갑자기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마을 일대가 폐허처럼 을씨년스러운데 도대체 복원은 언제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군은 지난 8일 완위각지 일원에서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초평 책마을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열고 완위각지 복원 등을 설명했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고서박물관 건립, 완위각 및 쌍오정 재현 등에 총 178억 6000만 원(국비 87억 3000만 원, 도비 17억 4600만 원, 군비 73억 8400만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사랑채가 무너진 것은 안타깝지만 그동안 시굴조사 등으로 완위각과 주변 건물에 대한 자료가 확보돼 있고 후손이 살던 완위각지 주변을 스케치한 현장도 있는 만큼 복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완위각 복원에 중요한 사료인 장서를 어렵게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어 건물보다는 장서에 더 큰 의미를 둬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관된 장서에는 ‘만권루’라는 인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토사연구학자 M씨는 “군이 향토유적까지 매년 관리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복원을 추진중인 유적이었다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어야 한다”며 “그나마 만권루 일부 장서를 소장하고 있다니 불행중 다행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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