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평·백곡, 이대로 가면 소멸한다 … 이월, 문백도 ‘위험’
초평·백곡, 이대로 가면 소멸한다 … 이월, 문백도 ‘위험’
  • 임현숙 기자
  • 승인 2020.09.2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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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 읍·면 인구증가 불균형 심화 … 이월면 인구 10년간 1700여 명 감소
군, 인구 소멸 해법 없이 진천시 건설 위해 ‘진천읍 인구 5만 명 증대’만 강조
정주여건 개선 및 우량기업 유치 등 지역 맞춤형 지역별 균형발전 대책 시급

 

최근 진천군의 4개 지역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지방소멸 문제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지역 내 인구증가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주민들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진천시(市) 조성에 대비한 고른 지역 발전을 위해 군의 인구소멸에 대한 해법 찾기와 지역별 균형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5월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초평면과 백곡면이 소멸위험지수 0.2미만으로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이월면과 문백면은 위험지수 0.5미만으로 ‘소멸 위험’지역에 진입했고 진천읍과 광혜원면은 소멸위험지수 1.0 미만으로 ‘소멸 위험 주의’ 지역이다. 덕산읍만 유일하게 ‘안전’지역으로 분류됐다. 충북혁신도시가 건설되면서 공공기관 유치로 인구가 늘고 젊은 층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당연한 결과다.  

진천군이 읍면별 정주여건 개선사업과 지역 현안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시대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으며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초평, 문백, 이월 지역의 주민들의 고민도 깊다.  

변상주 초평면 전 발전협의회장은 “인구가 계속 줄어 초평면이 차지하는 인구비중이 4%가 채 되지 않는다”며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것은 당연하고, 소멸위험지수가 더 내려가면 인근 증평이나 덕산, 진천읍으로 주민들이 사방팔방 흩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없는데 출산 장려나 주소 이전 정책이 무슨 도움이 되겠나. 방법은 오직 대기업 유치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인구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초평인구 3239명 중 20세에서 39세 가임여성은 154명이다.  

이희숙 문백면 이장협의회장은 “우리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돼 걱정이다”며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면 진천군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각 지역의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 7개 읍면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매달 평균 13명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이월면 상황도 심각하다. 이월면은 2010년 인구 7949명에서 올해 8월 6239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1710명이 감소했다.   

이월면 한 인사는 “이월은 과거 인구가 진천읍 다음으로 많고 활발했던 곳이었는데 10여 년전부터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며 “가까운 진천읍도 인구가 정체되고 있는데 이렇게 가다간 언젠가 인근 혁신도시와 진천읍으로 흡수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 인구를 견인할 수 있는 기업이든 뭐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지방소멸은 인구 재생산 주기를 고려할 때 향후 인구 기반이 무너지고 사회경제적 기능이 상실할 수 있는 상태라는 의미다. 인구기반이 무너져 인구가 줄면 빈집이 증가하면서 주변지역이 슬럼화되고 소비와 일자리 감소 등 사회 경제적 문제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월면 주민 A 씨는 “심하게 말하면 먹고 살 수 없어 그냥 집을 놔두고라도 고향을 떠나는 거다. 주변에 그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며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 사업을 찾아 지역소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은 2025년 진천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최근 혁신도시가 있는 덕산읍의 인구 증가가 가파르지만 임계점에 왔다고 보고, 진천읍 인구 5만 명 돌파를 통해 시 승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천읍 인구는 8월 말 현재 3만 111명이다. 

지방자치법 7조 시·읍의 설치 기준을 보면, △인구 5만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지역이 있는 군△인구 2만 이상의 도시 형태를 갖춘 2개 이상의 지역의 인구가 5만 이상인 군으로이 경우 군의 인구가 15만 명 이상 등이다. 

진천군 박근환 기획팀장은 “인구증가는 정주여건을 빼고는 말할 수 없으며 각 읍면별로 추진하는 사업들이 인구증가와 연계된 사업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멸 위험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들에 대해서는 지역별 특화사업으로 우량기업들을 유치하면 외지에서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인구 안정화를 위한 주택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며 “백곡의 경우 갖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살려 숯산업, 백곡호를 활용한 백곡권 관광개발 사업 등을 속도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지난해보다 12곳이 늘어난 105곳으로 전체의 46%에 달한다. 지방소멸지수는 20~39세 가임기 여성 인구수를 65세 노인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이 지수가 0.5미만으로 내려가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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