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선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복지행정과 학과장
송영선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복지행정과 학과장
  • 진천자치신문
  • 승인 2022.11.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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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바른 삶 가르치는 ‘참 스승’

전산학 교수에서 사회복지학 교수로 전환

이성과 감성 융합한 명 강의로 학생 지도

송영선 교수가 자신의 학교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서 성공해서 잘나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게 중에는 잘나가기보다는 올바른 삶을 사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복지행정과 학과장인 송영선(62) 교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사는 동안 더 잘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있었지만 그 길을 포기하고 그보다는 바르게 사는 삶을 택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송 교수는 동국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했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가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발 빠르게 전자계산학과를 개설한 동국대학교는 당시 컴퓨터 분야에서는 최고의 명문 학교가 됐다. 따라서 취업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생들은 국가 기관이나 대기업 등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경쟁했다.  

이때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가만히 있어도 좋은 직장에 취업이 가능했지만 그는 취업하지 않고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대학시절부터 선교 사역에 앞장섰던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교 사역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송 교수의 부모는 그에게 취업하기를 권유했다. 경찰 공무원이었던 그의 부친은 청렴한데다가 어려운 사람 돕는 걸 좋아하다보니 늘 생활이 어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 6남매를 뒷바라지하기 위해서는 모친이 행상까지 해야 했다. 그래서 송 교수에게는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편히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송 교수는 그런 부모를 설득해 첫 등록금만 마련해 주면 앞으로는 학비를 벌어서 대학원을 다니겠다고 간청해 허락받았다. 대학원에 진학한 송 교수는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교가 됐다. 그러나 교수들과 5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자기 공부와 선교사역까지 감당하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았다. 당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송 교수는 “이때가 내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대학원을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대학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당시는 컴퓨터가 활성화되던 시기라 컴퓨터 관련 학과를 개설한 대학이 늘어나면서 교수를 청빙하는 곳이 많았다. 송 교수는 몇몇 대학교에 이력서를 냈다. 그러자 그중 지금 근무하고 있는 충북보건학대학교 전신인 주성대학교에서 가장 먼저 청빙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는 자기를 인정하고 청빙해 준 학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망설이지 않고 청빙에 응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다른 유명대학에서 또 청빙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는 약간의 인간적 갈등을 했지만 여기서도 그는 더 좋은 기회를 찾기보다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 먼저 가기로 약속했던 주성대학교로 부임했다.   송 교수는 학교에 부임한 후 학생들에게 열심히 강의를 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더 ‘자신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이성적 사고보다는 감성적 사고를 추구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그는 학생들에게 기능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을 배양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일을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송 교수는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 박사 학위 과정을 수료했으면서도 박사 학위 받는 것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로 결단했다. 사회복지학은 학생들에게 인성을 배양하도록 교육할 수 있는 학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송 교수는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몇몇 학교에서 입학허가를 해주겠다고 응답이 왔다. 그는 그중에서 서울기독대학교대학원을 선택했다. 크리스천이었던 그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에는 딱 맞는 학교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송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에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휴직을 청원했다. 다행히도 학교에서는 3년 내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오는 조건으로 휴직을 허락해 줬다.

이후 자기에게 맞는 새로운 학문을 접하며 공부를 시작한 송 교수는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어 “밤을 새우며 공부를 해도 피곤한 줄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송 교수는 결국 학교와의 약속대로 3년 만에 문학박사(사회복지학 전공) 학위를 취득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불가능한 일을 노력과 사명감으로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송 교수는 기존에 맡고 있던 컴퓨터관련학과 교수직을 포기하고, 복지행정학과 교수로 전환해 학생들에게 사회복지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송 교수의 강의는 마치 날개를 단 듯했다. 정말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학문을  마음껏 가르치게 되니까 훨씬 더 열정적인 강의를 할 수가 있었다. 더욱이 컴퓨터를 전공한 교수답게 강의안에 각종 다양한 자료를 입력해 사용하니 더욱 효과가 있어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송 교수의 이런 명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송 교수를 매년 강의평가 우수 교수로 선정해 여덟 번이나 선정됐으며, 송 교수 학교 사무실 출입문에는 학교에서 제작한 ‘강의평가 우수교수’라는 팻말을 달아주었다. 그의 명강의는 소문이 나 젊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이미 사회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나이 든 학생들도 새롭게 공부하기 위해 야간학부에 입학해서 그의 강의를 듣고 있다.

송 교수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발견하고, 또 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배움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최대한 배려하며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있는 송영선 교수의 삶의 자세는 오늘날 제자들에게 꼭 필요한 참 스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황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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