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경찰서 임호선 서장
진천경찰서 임호선 서장
  • 유재윤,강성진
  • 승인 2008.07.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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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의취중Talk......첫번째 손님 임호선진천경찰서서장

형식파괴!! 격식파괴!! 취중진담!! 진실토크!!



뜻을 세우고 길을 찾아라. 뜻이 있는 곳엔 반드시 길이 있다.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츨입문을 닫아 본 적이 없다는 임호선 서장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찰청혁신단 업무혁신팀장과 청와대 치안 담당관실 중앙경찰학교 교무과장, 충주경찰서장 등 경찰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진천 경찰서장에 부임한 그를 지난 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본사 이상훈 발행인이 시내 모식당에 술병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다.
취임 100일을 맞은 임서장의 꿈과 미래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어보자

숨이 차오르도록 에너지를 쏟아낸 후 마시는 술 한 잔, 맹렬하게 달려온 사람에게 그 한 잔 술의 희열이 남다르다. 일상을 벗어나 태양 그 뜨거움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7월 어느 날 혁신적인 사고와 앞서가는 치안 서비스로 각종 범죄와 사고로 부터 군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진천 경찰서 제 58대 임호선 서장을 만나 진탕 취한 다음에 그가 어떤 주사가 있는지도 알아보고 취중토크로 이런저런 속사정이나 가정사를 듣기도 하면서 평상시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사람의 꾸밈없는 삶을 낱낱히 파헤쳐 보기로 하였다. 흔히들 남자의 본성을 알려면 같이 술을 마셔보라고들 한다. 단! 단 둘이 마시면 안된다고 한다. 여럿이 마셔야 행여나 폭력을 휘두른다거나, 아예 뻗어 버릴 경우 처치가 용이해진다. 경험에 의하면 술 취한 사람은 힘이 너무 세서 도통 물리치기가 힘들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마주 대한 그는 도통 취할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그의 비밀을 캐내기 전에 이쪽의 비밀이 먼저 들통나지 않을 까 경계와 조바심을 가지면서 가벼히 첫 잔을 기울이며 술! 그 무아지경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가 본다.

한 낮의 폭염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저녁 6시 30분
시간적으로는 분명 저녁 시간인데 해는 아직 저쪽 하늘에 걸려 있고, 이에 낮술인가? 저녁술인가? 한참을 생각중인데 그가 약속 장소로 들어섰다. 약속 장소로 들어선 그는 주변의 평처럼 영락없는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상이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그래도 명색이 취중토큰데 술 한잔 먼저 해야 하지 않은가? 한 순배 술잔이 오고 간 후 가벼운 질문으로 토크는 시작되었다.



Q. 평소 주량은 어느 정도 이신가요?
글쎄요, 뭐 딱히 주량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냥 배부를 때까지 마십니다.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마실 만큼은 마신다고 생각합니다. 폭주 보다는 즐기는 편이라고 할까요. 가끔 직원들과 어울려 맥주라도 한잔하며 대화하다 보면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그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이게 술의 매력 아닐까요.

Q. 결혼은 언제 하셨으며 가족관계는?
대학 2학년때 소개팅으로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 했습니다. 학창시절엔 철저히 외부와 통제되어 있는 생활을 해왔고 초임 시절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별다른 추억은 없었던 것 같고요. 가족은 부인, 고3인딸과, 그리고 고1쪾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둘이있습니다.

Q. 취침과 기상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며 아침 6시 반 정도에 일어납니다.

Q. 부인과 통화는 자주 하시는 편인가요?
예, 하루에 전화 3~4통, 문자 1~2통은 꼭 주고 받습니다. 제 처가 저를 잘 못믿는건지 아니면 아직도 부부간에 사랑이 식지 않은건지는...

Q.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실제 제 어릴적 꿈은 기자였습니다. 당시 제 어린 소견에 기자가 되어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하여 봉사도 하고 사회의 구석구석 어두운 곳을 찾아가 빛을 밝히는 그런 역할, 너무 거창한가요. 그 것이 결국은 제가 경찰이 된 이유일지도 모르죠. 기자와 경찰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기자가 되어 9시 뉴스 진행해 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경찰 생활을 하면서도 홍보쪽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어릴 적 꿈이 그랬기 때문인가 봅니다.

Q. 이 질문은 나중에 드리려고 했던건데 기왕에 기자 얘기가 나왔으니, 기자는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기자는 '소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비판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기자가 견제를 하지 않으면 경찰이라고 해도 자기 스스로 자정능력을 키울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견제와 비판 이것이 기본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Q. 초창기 경찰대 하면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라 했는데 대학에 합격 했을 때 동네잔치라도 했나요?
네, 대단했었습니다. 사실 당시만 해도 경찰 대학이 처음 설립된 시기라 잘 알려져 있진 않았지만 아무튼 당시 서장님께서 축하해 주러 집에까지 오셔서 만년필을 선물로 주시고 가셨습니다.

Q. 충주서장에서 다른 1급서를 택해서 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진천서를 택한 이유는?
정치인은 정치인의 길이 있고 경찰에겐 경찰로서의 길이 있습니다. 그때 그 길을 가지 않으면 다시는 그 길을 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천 경찰서장이란 자리는 제 경찰 캐리어 중에 지금 아니면 올 기회가 없다고 봅니다. 경찰 인사는 선거직이나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본청에서 합니다. 제가 진천서장으로 오게 된 것은 당시의 모든 여건이 맞아 떨어졌고 운이 좋았다고 봅니다. 총경 승진해서 고향 경찰서장 한 번 해보는 것 그것 또한 매력 있는 일 아닙니까?

Q. 고향 서장으로서 음주 운전 등 기타 사건에 대한 청탁은?
글쎄요, 전혀 없다고 하면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합니다. 친구나 친지, 지인들이 저를 보호해 주셔야지 그분 들이 저를 보호해 주지 않으면 힘들지 않겠습니까? 고향이라고 해서 그것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사회정의를 구현해나가는 공복으로서의 자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항상 곤란한 청탁 등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Q. 2남1녀를 두고 계신데 자녀 중 누군가 경찰을 하고 싶다면?
한 때는 반대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촛불 정국 등에서 드러난 폭력사태 등을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경찰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하는 일종의 자괴감 같은 것 까지 느껴지거든요. 불법 폭력 시위 등으로 땅에 떨어진 공권력,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실이 서글퍼집니다. 대한민국 경찰의 위상을 세워 주는 것은 국민과 정치권입니다.(이 부분에서 임서장은 약간 흥분된 어조로 열변을 토해냈다) 경찰과 어린이를 보면 그 나라의 민주화, 선진화를 가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민주화, 선진화를 논한 다는 것이 다소 무리가 따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경찰 역시 식민지 시대의 구태의연한 경찰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경찰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선 경찰 스스로가 각고의 자정능력을 갖춰 실행해야 하지만 국민의 도움과 협조 없인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Q. 경찰대 총 동창회장을 역임하셨다는데?
예, 한 1년 6개월 정도 했습니다. 제가 총 동창회장을 역임하면서 경찰대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 편견등을 바로 잡고 세우는데 많은 일조를 했다고 봅니다. 일반인들이 인식하기로는 경찰대 졸업하면 경찰만 하는 줄로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경찰대 출신 중에도 대기업 CEO, 대학교수, 외교관, 연구원, 판·검사, 변호사 등 다양한 업종에 다양한 직군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大라는 학교명 때문에 경찰대=경찰이라는 틀 안에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쉬울 따름입니다.(이 부분에서 임서장의 경찰대 출신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강한 애교심을 느낄 수 있었다)

Q.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신다는 데 특별한 이유라도?
식사를 외부에서 하기 보다는 지금도 특별한 행사나 일정이 없으면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좋습니다. 저는 모든 일을 경찰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외부에서 식사할 경우 괜한 불필요한 오해에 휩싸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서민적인 경찰상 직원들과 함께하는 서장이 되고픔에서입니다.

Q. 직원들을 상대로 기타 연주도 하고 직접 노래도 불러주신다는 데 연주 실력은?
기타를 잘 쳤으면 경찰 안하고 그쪽 방향으로 직업을 선택 할 수도 있었겠지요.(웃음)
대학 시절에 보컬 그룹을 결성해 음악활동도 해보고 했지만 그냥 취미일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이란 것이 리더쉽의 극치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리더, CEO들이 말로는 감성을 따지는데 제가 보기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가장 태평성대를 구사하던 시절, 옛 선조들이 태자(세자)교육 (지금의 몰입교육)을 시킬 때 교육 과목 중의 하나에 '樂'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악기는 지휘봉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싸움의 발단은 '언쟁'에서 시작됩니다. 음악(화음)은 그것을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언쟁을 화음으로 바꿔주는 것이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똑같은 악기를 가지고 똑같은 '도'음을 잡는다 해도 열명이면 열명 전부 다른 음이 나옵니다. 법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언쟁을 화음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경찰상임을 느끼기에 전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Q. 평소 서장으로서 느끼는 지역 사랑이란?
지역 사랑은 증거위주의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서장으로 재직하면서 평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청주에서 출퇴근 하는 직원이 많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샐러리맨 정신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다녀가는 마인드(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청주로 퇴근하는)로는 애향심 같은 것이 생길 수 없습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우리 직원들 중 일부는 진천 경찰이라는 데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런 직원들에게 진천 경찰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 또한 지역사랑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경찰 서장이 남의 동네를 지킬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외부에서 근무하면서 바라본 진천의 모습은 별로 역동적이지 않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거진천'이라는 엄청난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상품화, 관광화 하기 보다는 너무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듯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것이며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노력하는 것이 진천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Q. 만약 상부에서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낸다면?

인사에는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인사는 사람을 보고해야 합니다. 또 그 사람과 묵시적, 명시적 합의가 있어야 됩니다. 인사엔 항상 권한이나 책임 또한 뒤따라야 합니다. Yes냐, No냐 낙하산 인사를 방어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직원들의 몫입니다.

Q. 생거 진천에서 잘돼야 하는 3가지와 돼서는 안되는 3가지가 있다면?
첫째로, 농사가 잘돼야 합니다. 수박, 관상어, 화훼 등 진천 특산물이 잘돼야 농가 소득도 증대되고 둘째로, 공장, 기업체, 연수원, 학교 등 진천으로 이주하는 단체, 공업이 잘돼야 됩니다. 셋째, 장사가 잘돼야 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되면 세 번째 조건은 자연적으로 충족되리라 봅니다. 그렇게 되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고 군민들이 삶의 질 또한 높아지리라 봅니다.
다음으로 돼서는 안되는 3가지가 있다면 첫째, 자연재해, 질병이 없어야 합니다. 홍수, 재난, AI 등 순간적인 재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둘째, 사건 사고가 없어야 합니다. 교통사고, 범죄, 화재 등 사건 사고가 없어야만 군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셋째, 불법과 무질서가 없어져야 합니다. 법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면 더 살기 좋은 진천이 되지 않을까요.

식탁위에 쌓여가는 술병을 헤아리며 오랜 시간이 지난듯하여 문득 시계를 들여다보니 시계 바늘은 벌써 약속했던 두 시간을 훨씬 지나 네 시간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이 날의 대화는 당초 약속하고 시간의 초과도 늘어가는 빈 술병도 별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쌓여가는 술병 숫자로 가늠하여 본데 그도 어지간히 취했을 법 한데 마시면 마실수록 그의 눈망울은 더욱더 초롱초롱해져만 가고 있었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이거 잘못하다가는 서장의 내심을 읽어내려는 취중토크가 아니라 취중 역 토크가 되지 않을런지. 잠시 숨을 고른 뒤 지금까지는 너무 딱딱한 대화만 한 것 같아 이쯤이면 될까 싶어 대화를 마무리하며 대화의 무게중심을 가벼운 쪽으로 옮겨보았다.

Q. 200억의 로또 복권당첨의 행운이 주어진다면?
그런 행운이 나에게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만약에 그런 행운이 찾아온다면 약 9만평 정도의 땅을 사서 Policy Family Town(경찰가족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원도 조성하고, 체육시설, 다목적시설, 공원묘지 등을 조성하고 그것을 만들어 한 평생 외진 곳에서 묵묵히 일 해온 경찰가족이 함께 생활하며 여생을 즐길 수 있는 그런 타운 말입니다. 그것을 위해 지금부터 열심히 농사짓는 법도 배우고 함께 나누는 방법,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도 공부해야겠지요.

Q. 과거로 가는 우주선을 타고 간다면 어느 시간에 초점을 맞춰보고 싶습니까?
모든일은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굳이 과거로 가는 우주선이 있다면 초임시절 서울에서 하숙을 하며 지낼 때인데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때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 것이 가장 아쉽고 지금까지도 아이들에게 미안하게 생각되어 마음에 부담으로 남아있습니다.

Q. 앞으로 서장 임호선이 군민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길바라나?
변화시키려 애썼다. 진천을 변화시키고, 진천 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현장속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사람이 변해야 조직이 변합니다. 조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입니다. 기업체, 학교에 가서 특강도 하고, 진천 지역 군민의 평안한 삶을 위해 지역 치안에도 더욱더 힘쓰는 그런 서장이 되겠습니다.




취중토크를 마치며..
취중토크를 시작한지 네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미 식탁위엔 많은 술병들이 비워져 있었다. 이제 모든 공식대화는 끝났으니 모든 것은 접어두고 술이나 한 잔 더 하자는 기자의 말에 그는 다소 긴장이 풀리는 표정으로 2차로 입가심이나 한 잔 하자며 자리를 옮겼다. 2차를 위해 자리를 옮기는 5분여의 짧은 시간임에도 부인으로부터 2통의 전화가 왔다.
'서장님도 무서워하시는 분이 계시는가보죠?'
'그럼요.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딱 한사람 있죠.'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사뭇 가정적이었다. 2차를 위해 옮긴 술자리에서도 대화는 계속됐고 분위기 또한 매우 좋았다. 다만 1차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 시작 할 땐 어제였고 지금 시간은 오늘이라는 것과 기자의 손에 쥐어져 있던 취재 수첩이 사라져 버린 것을 제외하곤. 그러나 그 이후의 모든 대화 내용은 '오프 더 레코드'였음을 우리 또한 아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화를 시작한지 7시간이 넘었다. 7일 오후 6시 반에 시작되어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인터뷰에도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열정을 과시했고 지역 사랑에 대한 애향심 등은 한 치의 막힘과 거침이 없는 문무를 겸비한 경찰 지휘관으로서의 지역의 치안을 총 책임지는 경찰서장으로서 위치에 전혀 손색이 없음을 느꼈다. 서장의 취기를 볼모삼아 그의 내면적인 진솔함, 공인으로서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흐트러진 그의 모습을 끄집어 내보려는 기자의 본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그는 시종일관 경찰로서의 자부심과 긍지. 부하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쯤 되면 취기가 달아오를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진천의 치안을 담당하는 서장에 대한 굳은 믿음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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