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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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선영기자
  • 승인 2008.07.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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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金만냥이라도 不如一敎子

성균관 부관장, 진천향교 전교(典敎) 김병천 선생

“육영사업 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다.”
진천군은 지난해 6월 20일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올 1월 4일 아셈(ASEM) 산하기구인 ASEF(아시아유럽재단)와 '아셈 스쿨(ASEM School)'이라는 명칭의 국제대학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캠퍼스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캠퍼스 부지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김병천 이사장의 향교부지 매각 결정과 영화건설(주)이 약13만5000㎡를 건립부지로 쾌척하며,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건립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
진천향교의 전교(典敎)이며 충북향교재단 이사장이자 성균관 부관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병천 선생을 만나기 전에는 보수적이미지의 향교와 향교 땅의 매각이라는 진취적 결정이 어울리지 않아 어떤 인물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 가닥이 잡혀 나갔다.
향교 땅의 매각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개인 사유지가 아니므로 원한다고 팔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진천향교의 70여명 임원의 동의를 얻어 전교가 결정을 하더라도 등기는 충북향교재단이사장 명의로 되어있고 재단이사장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과정은 두 직을 겸임하고 있어 좀더 순조로울 수 있었으나 역시나 보수적 성향의 다른 향교관련 인사들과의 마찰과 설득은 불가피한 문제였다. 또한 75페이지에 이르는 서류를 도지사에 올려 재산운용권한이 있는 도지사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도청의 문화정책과의 인증을 받아야 이루어 지는 복잡한 과정을 모두 거쳐야 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모두 거쳐 향교부지를 매각을 통해 진천군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대학유치의 부지를 마련하여 그 출발을 이룰 수 있게 된 공로로 이번 기탁식에서 김병천 선생은 군수 공로패도 수상하게 되었다.
그가 설득을 해야했던 보수적 성향의 향교와 관련된 인사들은 "수백 년 동안 지켜운 향교의 땅을 왜 파느냐"부터 시작해 "토지가치가 점점 상승 하는데 왜 이 시점에서 파느냐"라며 독재라는 지탄까지 받으며 이번 일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런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번 일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기자가 묻자 김선생의 입에서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쏟아져 나왔다. 전국적으로 지방 대학들이 통폐합되며 대학수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경인에서 가장 가까운 적임지인 진천에 대학을 유치하고자 하는 진천군의 숙원과 대학의 의지를 높이 샀다고 한다. 더군다나 향교와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은 일맥상통하여 전통의 학교재산을 학교 부지로 이용하는것이 당연하다는게 그의 이야기였다. 개인사유지가 아니므로 그냥 쾌척할 수 없는 문제라 감정가격으로 매각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어차피 교육을 위해 마련된 향교의 땅을 그대로 두기보다는 미래지기들의 교육을 위해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결정이라고 자부한다.
또한 68억에 이르는 매각비로 그는 장학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계약금을 받은 상태에서1~2년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받을 매각비를 '진천향교장학사업'을 통해 진천에 연고를 둔 학생을 위해 사용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黃金萬냥이라도 不如一敎子"(황금만냥이 있더라도 자식 하나 가르치는만 못하다)라 하여 교육사업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이러한 장학사업을 통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아이들이 100명 중 5명 만 되어도 이보다 더한 진천발전을 위한 투자성공은 없다고 한다.
향교 역시 지방의 학생을 길러 서울의 성균관으로 보내고자했던 교육기관이므로 장학사업 및 대학유치부지로 활용될 향교땅의 매각은 일맥상통한다고 하며 대학의 성공적 유치이후 진천이 교육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또한 진천의 아이들이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한다.
이 같은 김병천선생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구 소련 사할린의 45만 한국인의 자녀들이 한글 교육을 가능케하기 위해 국어 교과서 2,000여권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서도 두드러진다.
또한 지난 백곡초교와 명암분교의 통폐합 과정에서도 더 넓은 학습공간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하여 성사시키는 등 과거의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더 좋은 교육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는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전통을 이어 지켜온 향교와 향교의 부지를 현재의 아이들에게 환원하여 미래지기들의 교육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김병천 선생의 용기있는 결정이 점점 설곳을 잃어가는 진천의 교육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길 기원한다.
김선생은 " 미래를 위한 투자로 육영사업 만한게 없습니다. 대한민국과 진천의 발전의 힘은 바로 교육입니다. 교육을 통한 인제양성으로 인력이 자원이 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죠. 이번 향교부지 매각을 통하여 진천의 교육환경이 진일보한 발전을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라고 하며 인터뷰를 마감하였다.
취재/오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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