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연구회
전통문화연구회
  • 정선옥
  • 승인 2010.09.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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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우수한 전통 기술 발굴·계승해 전통문화의 맥 잇는 전통문화연구회

우리 민족은 수많은 이민족의 침략과 견제를 받으면서도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온 문화민족이다. 이는 우리 민족이 온갖 역경 속에서도 우리의 말과 풍속과 사상 등의 문화적 전통을 상실하지 않고 부단히 이어온 데서 기인함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 사회가 급격히 서구화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언어·주거·학문 등에서부터 심지어는 사고방식에 이르기까지 서구문명을 이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전반적인 서구화 경향은 급기야 우리의 전통은 비능률적이고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심어주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뿌리가 튼튼하지 않고는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듯이 민족의 근간인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 민족은 머지않아 와해되고 말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전통문화의 전승·계발과 선양이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전통문화연구회 전신 규방공예연구회

지난 2003년 잊혀져가는 우수한 전통기술을 발굴, 계승하여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농촌여성의 건전한 취미생활 영위를 위해 모인 이들이 바로 규방공예연구회 회원들이다.

진천군 생활개선회 산하 연구분과로 출발한 규방공예연구회는 이름에서 보아지듯 침선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침선이라고 하면 바느질이라는 단순한 작업이 우선 뇌리에 떠오르지만 우리 조상들은 바늘과 실만 가지고도 의복이나 침구류, 장식품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는 야문 손끝은 여인네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요, 당연히 규방공예의 으뜸이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만드는 전통문화연구회
회원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폭넓은 지식과 기술 습득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졌다.
규방공예연구회라는 한정된 명칭을 가지고는 그 활동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2009년 전통문화연구회라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교육 프로그램 또한 광범위하게 구성되어 이전의 침선 중심에서 벗어나 아울러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는 천연염색을 비롯해 다도, 생활예절교육 등 예로부터 규방에서 행해져 오는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그러나 연구회 회원들이 단순히 전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생활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통의 방식을 따르되 현대의 감각에도 전혀 뒤쳐짐이 없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발도르프 기법을 접목해 회원들이 직접 만드는 인형은 질 좋은 천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기들이 물어뜯어도 해가 없고 그 보드라운 촉감과 화려한 색감은 아기들의 정서발달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인지 회원들이 만든 발도르프 인형은 아기가 있는 집의 선물로 인기가 높다.

또한 지난 2005년에는 제대로 갖춰진 혼례용품을 선보였고 보건소의 협조를 얻어 출산 예정자들을 상대로 배냇저고리와 두렁치마, 버선, 턱받이 등의 강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문성 갖춘 전통문화 전수자로 양성
회원들의 우수한 실력은 이미 공식적인 대회 수상 경력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회원들의 실력 향상과 동기 부여, 전통문화 보급을 위해 해마다 전시회를 갖고 각종 공모전에 출품 하고 있다. 이정호 전 회장의 경우 배냇저고리 세트로 충남농업기술원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고, 현 회장 역시 동 대회에서 보자기로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사 자격을 취득한 회원도 여럿이어서 앞으로 재교육에 투입될 예정이다.

반드시 지켜가야 할 우리의 전통예절
올해는 전통문화연구회 회원들에게 그 어느 때 보다도 뜻 깊은 교육과정이 있었다. 바로 전통문화예절사 교육과정이다. 참으로 많은 우리의 것이 잊혀지고 왜곡되었지만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예전 같으면 집안에서 이루어졌어야 할 교육을 이제는 어디에서도 받기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전통예절을 가르쳐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의 전통예절에는 남·녀의 지위가 평등한 위치에 있음을 회원들은 강조한다.

고무적인 것은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전통문화연구회 회원 중 15명이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시험을 전원 통과해 전통문화예절사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전통문화 시연·교육할 수 있는 교육관 필요

내년에는 체계적인 다례교육을 받고 싶다는 회원들에게 가장 큰 소망이라면 전통문화를 전수할 수 있는 교육관 건립이다. 인근의 다른 지역만 가도 전통문화 보급을 위한 전수관이 잘 갖춰져 있어 학생들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진천군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강의 자체가 힘들 때도 있어 실질적으로 시연하고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 보급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것을 지켜내는 자부심으로
수년 씩 함께 공부를 하면서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이 들어 가족 같다는 전통문화연구회 회원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보이는 24명의 회원들은 이제 가족 같은 이들이다. 몇 년 씩 함께 공부하다 보니 정이 들대로 들었단다. 이제 새내기 회원들이 많이 들어와 우리 전통문화를 널리 보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회원들의 얼굴에 우리의 것을 지켜낸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미/니/인/터/뷰/

김 수 향  회장
김 수 향 회장
“우리 자신의 발전이 곧 우리 전통문화의 발전”

배움을 얻고도 사용하지 않으면 그 지식은 쓸모없는 것이 돼버리고 맙니다.

한 가지를 얻으면 두 가지를, 한 단계를 밟으면 그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합시다. 우물 밖으로 뛰쳐나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우리 자신의 발전이 곧 우리 전통문화의 발전임을 직시하고 보다 많은 이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우리의 이상이 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지면을 빌어 늘 새로운 것에 욕심내주고 도전하는 우리 회원들과, 언제나 많은 도움 주시는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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