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하고 친절한 주민들이 자랑인 마을
순박하고 친절한 주민들이 자랑인 마을
  • 박선호
  • 승인 2018.09.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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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백면 도하리 하대음 마을

다양한 모습을 한 향나무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양한 모습을 한 향나무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창읍에서 진천 방면으로 17번 국도를 따라 차를 타고 약 5분을 달리다 보면 문진로 방향이 나온다. 이곳에서 불과 1km만 가면 처음으로 만나는 진천의 마을이 바로 도하리 하대음이다.
마을의 입구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조경 된 향나무들이 방문객을 맞이해 주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색 논을 배경삼아 서있는 새나 공룡의 모습을 한 향나무는 이곳이 예사 마을이 아님을 말해주는 듯 했다.
동화 속의 풍경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하대음 마을(이장 이재한)을 찾았다.

성암천 아래의 아래황건너마을
문백면 도하리는 옛날 청주에서 한양(서울)로 가는 큰 길 아래 있다 하여 도하(道下)리라 부른데서 유래됐다. 도하리에는 도장마을이 있는데 상대음 마을과 하대음 마을로 나뉜다.
마을 이름이 하대음이라는 행정 지명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부터이다. 마을을 가려면 성암천을 건너야 하기에 예로부터 이 마을은 황건너라고 불렸다. 그렇다보니 마을은 위황건너마을, 아래황건너마을의 두 개로 나뉘게 됐다. 해방 이후 위황건너를 상대음(上大陰)으로 아래황건너를 하대음(下大陰)마을로 부르게 됐다.
하대음 마을은 현재 35가구, 7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노인 거주인구 비율이 80%가 넘어서 이미 고령화 사회가 진행 된 마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로당에서 마주한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뭇 젊은이들 못지않은 활기가 넘쳐났다.
경로당에 모여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단합과 화합이 잘되는 게 참 좋다”며 웃었다.

부족한 복지혜택 불구 주민들끼리 단합·화합 잘돼
마을 입구 차량과속방지턱 · 가로등 설치 '숙원사업'



특산품 '흑미'로 농가소득 증대


하대음 마을의 특산품은 무농약 친황경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된 흑미다. 흑미는 일반미에 소량 섞어 밥을 지으면 맛과 향이 특이해 식욕증진에 도움을 준다. 라이산이 백미보다 훨씬 많이 함유돼 있어 혈관의 노화방지 및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단백질과 인, 칼슘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탁월하며 빈혈이나 백발 예방, 피부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흑미는 무농약 친환경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되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장점이다. 주민들은 이를 위해 태락리에 따로 우렁이 공동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문백농협은 하대음 마을과 계약재배를 통해 흑미를 전량수매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하대음 마을 주민들은 흑미를 재배한 뒤로 약 30%의 농가소득 증대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향나무의 향기를 품은 마을하대음

마을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멋지게 다듬어진 향나무들이다. 마을 입구에서 그대로 조금 만 더 들어가면 입구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모양의 향나무들이 즐비해 있는 정원이 나온다. 향나무들은 공룡, 새, 거북이 등의 모양을 한 채 은은한 향을 마을에 풍기고 있다.
이 향나무들은 모두 마을 주민 이장희 씨(58세)의 작품이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서 향나무를 조경하고 있는 이장희 씨는 하대음 마을의 볼거리를 위해 기꺼이 봉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비단 정원만이 아니라 마을의 입구나 정자 주변에 조경된 향나무도 모두 다 그의 작품이다. 그는 진천군의 여러 관공서 조경일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이 경로당 입구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경로당 입구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경로당

하대음의 경로당에는 언제나 주민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점심때면 다 같이 모여 윷놀이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서로의 안부도 묻는다. 주방 냉장고에는 주민들을 위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손님이 올 때면 언제든지 먹거리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주민들은 취재진을 위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고구마가 쌓인 상을 내주었다.
이재현 회장은 “요즘 마을 입구 차량 과속 방지턱 설치와 요양병원 출근길 가로등 수 부족문제를 군청에 건의하느라 골치가 아픈데 경로당에만 오면 그런 자신을 응원해주는 주민들 덕분에 힘이 난다”고 했다.
한 주민이 “고구마가 식기 전에 빨리 먹으라”며 취재진에게 고구마를 건냈다. 고구마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더해져서인지 더욱 김이 모락모락 났다. 주민수 100명도 채 안 되는 하대음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주민들 그 자체였다.

“마을 숙원사업 위해 노력하겠다”

이재현 이장
이재현 이장

이재현(63) 이장은 취임한지 1년 밖에 안 됐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도 하대음 마을의 숙원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마을 입구 앞 도로 주변에 과속 방지턱 등을 군에서 설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마을 건너편 요양병원에 출근하는 주민들을 위해 병원으로 가는 출근길에 가로등을 설치해달라는 것 또한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하대음 마을 주변 도로를 지나가는 운전자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빨리 해결 됐으면 한다”고 했다.


“주민 화합이 중요해요”

이종임 부녀회장
이종임 부녀회장

이종임(64) 부녀회장은 “부녀회에 지원되는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며 마을에 필요한 일이 있을 때면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경로당 주방의 씽크대가 10년이 넘어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데 조금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부녀회 회원들을 모아 겨울철 두 달 동안 김장을 담구는 등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역민들의 상생이 중요”

김종두 새마을 지도자
김종두 새마을 지도자

김종두(60) 새마을지도자는 하대음 마을에서 부자로 통한다. 소 수백 마리를 키우는 우사와 자동차 경정비 업소, 그리고 주유소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의 인심은 후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는 “정비소에서는 일반적인 자동차 정비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 농기계까지 손수 고쳐준다”며 “어차피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들인데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게 좋은 거 아니겠냐”고 했다. 그는 이외에도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새마을지도자로서 기꺼이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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