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생활공예 동아리
진천 생활공예 동아리
  • 정선옥
  • 승인 2010.11.0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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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과 환경에 대한 작은 배려 ”

먹는 물 하나까지 깐깐해진 이들의 궁극적인 선택은 '천연(natural)'의 재료를 이용한 생활 속 아이템
몸에 좋은 천연 재료를 이용하는 건강한 습관이 우리에게 건강과 아름다움, 깨끗한 자연환경 선물


“와아! 예쁘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급히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다. 까치발로 서서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는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색색의 앙증맞은 천연비누. 지난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펼쳐진 제2회 생거진천 평생학습 한마당에 마련된 천연비누만들기 코너의 풍경이다.

축제가 끝나고 며칠 뒤 문백면 태락리에 위치한 회원들의 작업공간을 찾았다. 굳이 자세한 위치를 묻지 않아도 마을 입구에 다다르자 한 눈에 공방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나지막한 농가들 틈에 마치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 아담하고 예쁜 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공예품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비누와 양초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비누로 세안을 하고 화장품을 바르지만 정작 그 안에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고민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만큼 대기업에서 양산하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관기간을 늘리는 방부제, 때를 잘 빠지게 하는 계면활성제, 비누가 무르는 것을 방지하는 응고제, 질감을 부드럽게 하는 유화제, 건조함을 막기 위한 보습제, 부드러운 촉감을 위한 점증제, 보기 좋은 색을 만드는 인공색소와 합성 향까지…. 우리가 생필품이라 일컫는 비누와 샴푸, 화장품이 나와 내 가족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먹는 식품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해 좀 더 신중함을 보일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거실에 황토벽지를 바르고 유기농채소로 식단을 짠다. 먹는 물 하나에까지 깐깐해진 이들의 궁극적인 선택은 '천연(natural)'의 재료를 이용한 아이템들이다. 이런 웰빙 바람을 타고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온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은 지속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천연비누를 선택하고, 조금 번거롭더라도 재료를 구해 핸드메이드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진천생활공예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생활공예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 낯설기는 하지만 진천생활공예 회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클릭포에버로 활동하던 이들이다.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명칭을 변경하고 수업 내용도 디자인 보다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천연재료를 이용한 비누, 화장품, 탈모방지 샴푸, 주방세제, 아로마테라피 효과가 있는 양초와 해충 퇴치용 스프레이, 탈취용 소금, 감기예방스프레이, 약초를 이용한 소독약 등 그 사용처가 광범위하다.

회원들이 만드는 비누나 양초 등은 그 색과 모양, 향이 공예품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디자인을 겸하고 있어서 답례품과 기업체 홍보용으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게다가 이 모든 제품들은 화학 첨가물 없이 식물성 오일, 허브, 한약재, 아로마 오일, 곡물 등 식용 가능한 식물성 원료들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토피나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나 민감성 피부, 건조한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대가 주로 어린 자녀를 둔 30대에서 40대 주부들이 많기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위해 천연비누를 만들기 시작한 이들인지라 재료 하나도 깐깐하게 고른다. '천연'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지만 기실 그 이면엔 우리가 전혀 상상치도 못하는 비밀이 있다. 화학비누에 식물 성분을 아주 소량만 넣어도 온전한 천연비누로 불리는 것이 현실이다. 값싼 천연제품은 한번쯤 의심을 해 보아야 한단 이야기다. 회원들은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한 재료를 가지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써야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천연비누를 만들 때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반드시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천연비누에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단순히 향이 좋고 모양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천연비누라는 이름에 맞게 비누 하나하나에 건강과 환경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기 때문일 게다.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들은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가 되기 때문에 회원들은 자연을 지킨다는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천연비누를 사용하는 것처럼 몸에 좋은 자연 재료를 이용하는 건강한 습관은 우리에게 건강과 아름다움, 깨끗한 환경을 선물한다.











미니인터뷰

서 희 영 강사
서 희 영 강사
“소비자의 무관심이 제품의 질 저하 불러”

디자인비누가 전문인 서희영 강사는 “적어도 나와 내 가족이 매일 사용하는 비누나 화장품에 뭐가 들었는지는 알고 써야죠”라며 제품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관심이 결국 제품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문제성 피부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천연비누를 시작한 대다수의 회원들과 달리 서 강사는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가족들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천연비누를 택했는데 자신의 '길'을 찾은 것 같다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이 일을 하며 너무 행복해 졌다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다른 이들에게 권하고 싶어한다.

샵을 운영하는 이들이나 강사들을 위해 디자인비누를 강의하는 그녀는 요즘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자신의 발전 없이 회원들의 발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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