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 변상주
진천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 변상주
  • 정선옥
  • 승인 2010.10.18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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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전부를 지키는 것 ”
지난 2002년, 전국을 뜨거운 함성으로 채웠던 월드컵은 우리 국민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했다. 그 때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보여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세간에 큰 화제가 됐었다. 당시 대표팀 주치의 김현철 박사가 꼽은 선수 보양식 중 단연 화제가 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름조차 낯선 사편환이다.

그러나 이 사편환을 그저 하나의 보양식으로 치부하기에는 병마에 빼앗긴 한 젊은이의 청춘과, 암흑과도 같았던 오랜 투병생활을 극복해 낸 인간의 의지, 그리고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흘린 변상주 진천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의 땀과 눈물이 너무도 과분하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디스크 합병증은 한 젊은이의 꿈을 송두리째 빼앗아가 버렸다. 건강을 위해 매일 조깅을 하던 그가 운동화를 사기 위해 상점에 들렀을 때만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주인이 보여주는 운동화 다섯 켤레 중 맞는 신이 없어 “신발이 왜 다 짝짝이냐?”고 신경질을 내는 그에게 주인이 자를 가져와 발 크기를 재어 주며 “손님 발이 짝짝이네요”라고 이야기 할 때만 해도 “문제가 조금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여겼었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신문을 집으려 몸을 굽히는데 허리에서 '뚜두둑'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이후로는 걸음을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종내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전국 방방곡곡 용하다는 의사를 찾아다녔지만 차라리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싶을 만큼 극심한 통증을 멈추게 해 줄 수는 없었다.

이미 기력이 쇄진해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인 초평으로 내려온 그에게 아버님은 근처에서 많이 잡히는 가물치며 잉어, 붕어를 푹 고아 주셨단다. 게다가 당시 대졸 초임의 3배나 되는 한 달 약값을 대기 위해 형수가 임시방편으로 붕어찜 식당을 개업해 자연스럽게 붕어와 잉어 요리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건강 회복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투병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고향에 내려온 지도 1년을 지나갈 즈음이었다. 어느 날 부턴가 통증이 줄어들고 소변조차 받아내야 했던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게 되었다. 본인과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그렇게 얻게 된 또 한 번의 기회. 그에게는 절대 주어질 것 같지 않았던, 희망을 꿈 꿀 수 있는 시간이 그에게도 생겼다. 너무도 어려운 시간을 겪었던 그는 자신과 같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을 위해 연구에 몰두해 10년의 연구 끝에 진천비전방을 세우게 되었고 사편환은 그 산물이다.

월드컵 덕분에 사편환과 변상주 위원장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이를 악용하는 이들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또 한 번의 경제적 위기를 맞게 된다.
'재물을 잃으면 일부를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 모든 것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변 위원장에게 그런 어려움은 더 큰 일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그런 때일수록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다. 본인은 아직 멀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제 진천비전방이나 형수에게서 물려받은 붕어요리점 사슴집은 탄탄한 사업궤도에 올라 있다.

건강이 회복되고 나서는 건강식품 연구 외에도 대외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청소년문제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그는 교사 두 분과 대한청소년충효단연맹을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충효' 사상을 고취시키고 리더십을 길러 주기 위해 노력했다. 충효단연맹을 위해 자신의 농지를 무상으로 대여해 청소년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양로원에 농산물을 기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말로만 하는 효가 아니라 아이들이 몸으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진천으로 생활권을 옮기면서부터는 진천경찰서와 연이 닿아 청소년지도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청소년 선도를 맡은 변 위원장이 사고를 치게 된 것도 이 때다.

사비를 들여 청소년 댄스경연대회를 두 차례나 개최한 것이다. 학부모들이나 경찰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미 청소년들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춤 문화를 비행의 주범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변 위원장의 생각이었다. 차라리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그의 고집대로 개최된 청소년 댄스대회는 진천군민회관이 생긴 이래 최다 관객을 동원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때부터 맺어진 경찰서와의 인연으로 진천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일반인에게 아직까지는 두터운 경찰서의 벽을 낮추고 민·관이 함께 구현하는 치안복지사회를 만드는 것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사람을 모으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일에 익숙한 변상주 위원장은 다음 주에 있을 초평붕어찜축제 준비에 바쁘다. 언젠가는 초평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임을 믿는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는 일하면서 얻는 행복이 가장 크단다. 일을 즐길 줄 아는 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기자에게 변 위원장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전부를 지키는 것'이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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