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이미 시작됐다
‘3차 오일쇼크’ 이미 시작됐다
  • 유재윤
  • 승인 2008.07.03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차 오일쇼크'의 공포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40대 중반 이상의 한국인이라면 지난 1973년과 1979년 전 세계를 강타한 1·2차 오일쇼크의 악몽을 떠올리고 몸서리를 칠 것이다. 오일쇼크 당시 한국은 20%대의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마이너스 성장 내지 전년도 대비 반토막난 저성장의 덫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오일쇼크의 재발 조짐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 폭등 행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 22일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133달러까지 치솟고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도 123달러에 이르렀다. '3차 오일쇼크'란 말이 이때부터 설득력을 얻으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과연 3차 오일쇼크는 올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물론 전망이 엇갈린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수년 내로 3차 오일쇼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단시일 내에 유가가 폭등한 1·2차 오일쇼크와 달리 최근 수년간 지속된 고유가는 수요 공급의 불균형과 투기 세력이 가세해서 빚어진 복합적인 현상이어서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오일쇼크가 오면 : 물가상승 → 소비위축 → 투자감소의 악순환
유가 10% 오르면 물가 0.2%P 바로 상승

오일쇼크의 대표적인 현상이 인플레이션이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오일쇼크는 곧 인플레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일쇼크는 '물가 상승 → 구매력 저하 → 소비 위축 → 투자 및 생산 감소 → 무역량 감소'의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유가 상승은 당장 교통비 부담을 늘린다. 국제석유값 급등은 국내 기름값 인상으로 이어져 자가용 및 경유 차량 운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교통요금도 오르게 마련이다. 석유값이 오르면 석유화학제품의 재료비가 오르고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 입증된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에 4.1%나 껑충 뛰어 3년8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원재료 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56%나 폭등,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는 이미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유가상승 충격의 요인분해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연간 0.2%P 오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 인플레는 이보다 훨씬 높다. 개별 생필품의 인상폭이 높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1인분 5000원에 묶여 있던 된장찌개, 김치찌개, 냉면이 올 들어 대체로 6000원 이상으로 20% 가량 올랐고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 받던 모 프랜차이즈의 김밥도 최근 한 줄에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나 올랐다.

소득증가율보다 물가인상률이 높아지면서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