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원천이다”
“나눔은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원천이다”
  • 신필균
  • 승인 2008.08.14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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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필균 사무총장

최근 한 외국 여론조사기관이 47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가만족도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국가 리더십이나 미래 경제사회 상황에 대해 부정적이어서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등 이른바 빈곤 국가들보다 낮은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면서도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사회적 자본'이 부족해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투명하고 국가 만족도가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이란 사회구성원간의 신뢰, 국가?사회 제도, 기부와 자원봉사 등 규범, 질서, 제도를 포함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은행은 '국부(國富)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무형의 자산'으로 불리는 '사회적 자본'이 국부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부분은 전체 국부의 80%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경제사회의 양적 성장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회 규범과 질서는 예전만 못하고 혈연과 가족 간의 도움으로 지탱하던 가정의 기능도 약화되었다.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사회구성원의 문제를 가정이 책임지고 지원하는 혈연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변하여 핵가족화 되고, 이혼율이 급증해 가족해체로 인한 아동방임과 노인학대 등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복지 선진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그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사회보장제도가 완전히 자리 잡기도 전에 혈연 중심의 가가정의 기능이 약화되어, 한부모 가정이나 독거노인, 빈곤여성가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경제활동을 동력을 높여야 복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간에 가졌던 책무감을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사회가 가족이 되어 사회적 자본의 근간인 가정부터 든든히 다져야 한다. 취학 전 아동에게 영양과 교육의 질을 높여 공평한 출발의 디딤돌을 놓고, 장애인들의 경제활동 향상을 위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만들고, 빈곤 여성가장들을 위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마련하고, 노인에게는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의료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든, 서비스든 아무런 대가 없이 남에게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그 예외가 바로 기부나 자선이라는 행위다. 부모형제나 친척이 아닌 나와 관계가 없는 남에게 주는 금전 또는 재산적 가치의 기부는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일이며,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서울광장에 세운 '사랑의 행복 온도탑'은 전국에서 모금된 이웃사랑 성금에 따라 온도를 높여 가족 아닌 이웃에게 우리가 얼마나 관심과 책임을 느끼고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가 사회적 자본을 쌓고 있는지, 사회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일종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손길이 많아질수록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나라, 국가만족도가 높은 나라 그리고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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