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농업인회 백곡면지회
한국여성농업인회 백곡면지회
  • 정선옥
  • 승인 2011.03.06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사도 일등! 봉사도 일등!


아직은 아쉬운 겨울을 뒤로 하고 누구보다 일찍 한 해 농사준비가 한창인 백곡에서 한국여성농업인회(이하 한여농) 백곡면지회(회장 김보현)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진천군지부에서도 유독 백곡면지회가 눈에 띄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바지런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오이모종 심는 손길이 분주한 비닐하우스로 들어서니 발갛게 상기된 얼굴의 회원들이 웃으며 반겨준다.

▶ 전문농업경영인 한국여성농업인회
한국여성농업인회는 여성 농업경영인과 남성 농업경영인의 부인들로 구성된 자주적 합동체로 요약할 수 있다.
농업의 특성상 부부가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 성별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할 수 있겠지만 한여농이 단순히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칭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제는 농업도 전문화 시대다. 단순히 땅을 소유한 지주가 아닌 전문적인 지식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생산부터 관리, 유통까지 전 과정을 망라하는 농업경영인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한여농은 전문적인 농업기술 습득과 정보교류는 물론, 자체적인 판로개척과 2차 가공 접목 등 농촌경제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체된 농촌이 아닌 발전적이고 역동적인 농촌 건설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 손발도 척척 호흡도 척척
한여농 백곡면지회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 때 그리 큰 규모의 단체는 아니다. 회원 수가 20명인 적다면 적다 할 수도 많다면 많다 할 수도 있는 숫자지만 그네들이 가진 역량은 그 몇 배에 달한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을 만큼 다방면에서 맹활약하는 회원들이다.
회원들 모두가 한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다 보니 이렇게 함께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손발이 맞아야 하는 작업도 척척 맞는 호흡이 맞고 자연 서로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도 깊다.
이래저래 자주 마주치게 되니 이 또한 같은 직업을 가진 이들의 단체가 가진 이점이 아닌가 싶다.

▶ 에너지 넘치는 한여농 백곡면지회
백곡면지회 회원들을 만나면서 가장 먼저 와 닿는 느낌은 '젊음'이다.
4·50대가 주축인 회원들의 연령대가 젊다는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맑고 힘차다는 이야기다. 곁에 있는 사람까지 기운 나게 만드는 생동감이 넘친다.
회원들은 주로 오이재배와 낙농업 등에 종사한다. 시설재배가 주다 보니 따로 농한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 년 내내 농사일을 손에서 놓는 날이 없다.
몸이 아파도 마음 편히 누워서 아파할 시간조차 없지만 어린 모종을 심고 땀 흘려 키우고 수확하는 기쁨을 아는 이들이기에 흘리는 땀을 수고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직접 농사를 지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행복이다.

▶ 농사도 일등! 봉사도 일등!
매사에 적극적인 이들은 주업인 농사뿐만 아니라 사회활동도 열심이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자고 더 일찍 일어나서 집안일에 농사일에 야문 손끝으로 마무리 짓고 나머지 시간을 쪼개 나 아닌 이웃을 위해 일한다. 지역에서 그녀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마다 않고 달려간다.
맏언니 같은 김보현 회장이나 약간은 극성스럽지만 애교 있게 회원들을 부추기는 박금옥 총무나 거기에 현재 군지부 일을 맡고 있는 권영희 부회장을 포함해 회원들 모두가 사실 일 벌리는 데는 선수다. 추진력도 대단해서 웬만한 일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사천리로 해치워 버린다.
사회복지시설이건 행사장이건 그들은 뒷짐 지고 서서 생색내기에 급급한 부류가 아니다. 사람들을 안내하고 시설물을 설치하고 직접 밥을 지어 나르고 뒷정리까지 깔끔한 그야말로 못하는 것이 없는 솜씨 좋은 일꾼이다. 농사도 일등 봉사도 일등이다. 어딜 가나 환영받고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정의 행복이란다.

▶ 농산물 가공사업이 회원들의 바람
일의 특성상 부부가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을 터이니 다툴 일은 없냐는 질문에 까르르 하고 회원들의 웃음보가 터진다. 집에만 있으면 싸울 일이 많겠지만 바쁜 이들인지라 싸울 시간도 없다고 한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멋쩍게라도 웃어가며 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 회원들의 설명이다.
비단 백곡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한여농 회원들은 활동적이고 열의가 넘친다. 하지만 별도의 지원이 없다보니 하고 싶은 사업이 있어도 시작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농산물 가공사업을 회원들의 손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바람이라고 한다.

한 포기 한 포기 회원들의 투박한 손으로 정성스레 심겨지는 오이 모종은 머지않아 단단하고 매끈한 상품의 열매로 이들의 땀방울에 보답할 것이다. 땀의 대가를 약속하는 흙의 믿음처럼 그녀들에게서도 대지의 든든함이 느껴진다.



/미/니/인/터/뷰/


“뜨거운 열의 가진 회원들에게 늘 감사”

김보현 회장
김보현 회장
지난해부터 자가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하는 토품애라는 식품가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보현 회장. 그녀의 사업체가 의미 있는 이유는 이제까지 한여농에 없었던 사업을 처음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 케이스의 성공 여부가 다른 회원들의 차후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백곡면지회 회원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무엇을 계획하더라도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는 열성적인 회원들이 있으니 어디 나가서나 회장인 자신이 어깨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뜨거운 열의를 보여주는 회원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는 김 회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