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 진천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박선규 진천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 정선옥
  • 승인 2012.03.3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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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투표하지 않으면 돈이나 조직을 가진 사람이 당선”


관내 곳곳에 투표참여와 깨끗한 선거를 알리는 홍보물이 눈에 띄는 것이 선거가 임박했음을 실감나게 한다.

당장 오늘부터 13일 간의 혈투라 불리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 입성을 바라는 후보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한 표라도 더 획득하기 위해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즈음 후보자들 못지않게 바빠지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다. 선관위 직원들은 통상적으로 선거일 2개월 전부터 주말은 고스란히 반납하고 밤 10시 안에 퇴근하는 일이 드물다.

크고 작은 선거를 일 년에 수 차례씩 치르다 보니 이제 이력이 날 법도 하건만 사안의 중요성이 남다른 만큼 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일한다. 게다가 올 해처럼 총선과 대선이 맞물린 해에는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하나의 선거가 끝날 때마다 '진이 빠진다'는 말을 실감한다니 업무에서 오는 육체적·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기실 후보자나 정당은 하나의 선거를 위해 수년씩을 준비한다. 인생을 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미미한 규정 변화에도 민감하다. 당연히 경미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때문에 선관위 직원들은 민원인들을 대할 때 사례집이나 규정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수고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진천군선거관리위원회의 박선규(43) 지도·홍보계장 역시 마음이 바쁘다.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선거를 치러왔지만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선관위에서 지도와 홍보업무를 겸하고 있는 박 계장의 하루는 더 짧기만 하다.

갈수록 저조해지는 투표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위촉된 선거부정감시단 14명이 각 마을을 돌며 유권자들이 자칫 모르고 범할 수 있는 선거법 위반사례와 처벌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선거라 하면 돈 쓰는 것을 당연히 여겨 불법선거운동이 깨끗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혹자는 '주는 것 받기만 하고 내가 원하는 후보자 찍으면 되지'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적극 지지하는 특정 후보가 있지 않는 한은 그만그만한 후보들 중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표를 준다는 이야기다. 금권선거가 사라지기 어려운 이유다.

그리고 지금 큰 숙제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젊은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오는 일이라고 한다. 기성세대야 투표율에 큰 변동이 없는 편이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다. 큰 이슈가 있지 않는 이상 이들의 투표율은 높아지지 않는다.

박 계장은 젊은 층이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SNS 등의 다각적인 참여 유도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정치 발전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세대이건 기성세대건 정치에 무감각해지기는 마찬가지여서 해마다 투표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하나 투표 안 하는 것쯤 어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결국은 후보자의 역량이 아닌 돈이나 조직을 가진 사람이 당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권자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런 추세가 안타깝지만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그가 처음 선관위 일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유권자와 후보자들의 공명선거에 대한 의식이 많이 향상됐고 중부4군의 경우 후보자들이 큰 무리수를 두고 있지는 않아 다른 선거구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선거가 임박한 시점이니 업무가 폭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업무 이외의 개인사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특히 출산을 2주 앞둔 아내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 몸이 무거운 아내를 대신해 청소라도 해 주어야 하지만 투표일과 출산예정일이 겹치는 바람에 요원한 일이 돼 버렸고, 얼굴 보고 함께 식사하기도 힘든 실정이란다.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선거가 코앞이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한 것이 우선이지만, 대신 이번 선거가 끝나면 아내의 산후조리와 육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니 예비아빠로서의 각오가 대단하다.

박선규 계장은 가족으로 부인 김재연 씨와 2주 후 태어날 예쁜 딸 튼튼이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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