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노인건강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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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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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치매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이동현 과장

쌀쌀한 날씨, 코앞으로 다가온 연말,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로 술 먹을 일만 늘어가는 시기다.

매일 아침 혈중농도는 면허 취소치를 웃돌기가 일쑤이며 여기에 흡연까지 일삼아 몸을 축나게 한다. 음주 중 흡연은 '죽음의 칵테일'로 불릴 만큼 몸에 해롭다.

흔히 먹고 마시고 피우는 일을 당연시해온 덕분에 우리 몸의 소화기는 IMF구제를 신청하기라도 해야 할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알코올과 흡연은 간을 망치게 하는 주범이다. 지나치게 마시면 거의 100% 모두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고 심하면(음주자의 10∼35% 정도)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의 섬유화를 일으킨다. 그리고 더 심하면 음주자의 10∼20%는 알코올성 간경화증을 일으킨다. 알코올이 갉아먹는 것은 비단 소화기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뇌도 축나게 해 노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질병인 '치매'를 부를 수도 있다.

조금 마시면 처음에는 중추 및 말초신경이 흥분되고 위산과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어 식욕을 돋워주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도파민이라는 뇌 내의 신경 전달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술을 과음하거나 장기간 남용 또는 과용하면 뇌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우리 뇌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과음을 반복하면 취중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할 수 없다.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이라 불리는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알코올이 뇌에 손상을 주고 있으니 제발 술을 자제해 달라는 신호이다.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면 음주는 광범위한 뇌 구조의 위축을 일으키며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자체의 신경 독성 효과와 알코올 과다 소비로 인한 뇌의 영양실조로 인해 발병된다.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게 심한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는데 바로 전날에 한 일에 대한 기억이 없을 만큼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의 7% 정도가 알코올성 치매로 추정되며 노인성 치매보다 증상이 더 심각할 수 있다.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가 언어장애나 기억력 감퇴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달리 알코올성 치매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감정 조절이 어렵다. 흔히 충동적이며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알코올성치매는 다행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음주와 반드시 인연을 끊어야 하며 잦은 음주로 인해 체내에 부족해진 비타민 B1(티아민), 니아신 등의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잦은 음주를 하면서 기억력 등 인지기능 감퇴가 있는 경우 반드시 의학적 평가와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설사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했다 하더라도 금주와 함께 조기에 의학적인 평가와 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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