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진천우체국장
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진천우체국장
  • 정선옥
  • 승인 2012.09.14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일하는 것이 즐거운 천생 우정인 ”

우체국이 돌아왔다. 자전거를 찌르릉거리며 먼지 나는 신작로를 달려 집배원 아저씨가 전해 주던 소중한 편지 한 통의 따스함이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7월 홍석원 국장이 부임한 이후 진천우체국은 놀라울 만큼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라면 주민과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우체국 직원들은 고객에게 진심으로 반가운 웃음을 건네고 몸이 불편한 이웃을 위해선 밑반찬을 나른다. 월급을 쪼개 십시일반 어려운 아이들의 학비를 대고 장애우의 암치료 보험을 지원하는 한편 이른 아침, 시가지를 청소한다. 이제 우체국은 언제나 마음 편히 들러 차 한 잔을 마시고, 대처에 나간 아들에게 손수 키운 감자 한 상자를 전해주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

아직 늦여름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진천우체국 주차장에 홍석원(56) 국장이 뜨거운 오후의 태양을 이고 서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 담당자를 지정해 우체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나 주변 상가를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주차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틈이 날 때마다 주차장이나 창구에 나와 고객의 이야기를 직접 듣곤 한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시외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홍 국장을 따라 직원들도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홍 국장은 진천과 인연이 많다. 올림픽 준비로 한창이던 지난 1988년 진천우체국에 부임해 2년 6개월을 근무했던 이유도 있지만 그가 진천에 더 친근함을 느끼는 이유는 처갓집이 진천인 이유에서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인연을 들추지 않더라도 홍 국장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늘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개선책을 찾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와 함께 근무하는 것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진천우체국엔 항상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1979년 고향인 청원군 미원면에서 공직자로서의 첫 걸음을 내디딘 홍 국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우정청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한눈을 팔아본 적도 없고 다른 유혹에 빠져본 일도 없다는 그는 외길을 걸어온 자신을 '달리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홍 국장과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거나 가끔씩 그가 신문에 게재하는 칼럼을 한편이라도 읽어본 이라면 그의 말이 지나친 겸손에서 나온 말임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방대한 지식과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그리고 그 생각을 추진하는 강단 있는 추진력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만의 실리와 출세를 쫓는 인사였다면 직원들이 그를 따를 리 없다. 홍 국장은 직원들에게 자기계발을 강조한다.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좋은 책을 선물하고 좋은 강좌가 있을 때 직원들의 청강을 적극 권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리고 홍 국장이 직원들에게 인기를 얻는 비결이 하나 더 있다. 가끔 직원들의 중매를 서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건지, 또 어떻게 승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꼼꼼히 일러준다.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것 또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책무이자 덕목이지만 요즘 같은 사회에 자신의 자리를 치고 올라오는 부하 직원을 달가워하는 상사는 드물다.

비단 그의 인기가 직원들에게만 한하는 것도 아니다. 직업 특성상 수년에 한 번씩 지역을 옮겨 다니는 그를 찾아 멀리서 시외버스를 타고 찾아오는 어르신들도 계신다. 어디서건 일과 사람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이 티가 나는 법이다. 유난히 부친과의 정이 돈독했던 그는 자신을 잊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주는 아버님 연배의 어르신들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당부하는 한 가지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다. 직원들에게도 '가정경영'을 항상 강조한다는 그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옛말을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가정이 평안해야 밖에 나와서도 집에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인 박명혜 여사와의 사이에 1남1여를 두고 있는 홍 국장은 요즘 수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SNS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지금도 가끔씩은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지만 부족한 대화시간을 보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로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한다. 평일에는 업무로 바쁘고 주말에는 집필을 한다, 친구들과 산엘 간다 바빠 아이들에게 늘 미안함을 느낀다는 그는 종종 애정 담뿍 담긴 문장을 실어 보내곤 한다.

한편 홍 국장은 우체국 이전 및 지역발전 공로로 내수읍 지역균형발전협의회와 충남 연기군 장애인협회에서 감사패를, 서울신문 주최 제2회 대한민국 바른지도자상 '공직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