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한울림
진천한울림
  • 안창규
  • 승인 2014.10.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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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알리는데 앞장서는 여성 풍물패

풍물에 관심 많은 50∼70대 여성 21명 활동
신명나는 놀이마당 '생거진천 9988' 선보여

▲ 회원들이 농업기술센터 생활과학관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신명나게 풍물을 치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한다.
▲ 회원들이 농업기술센터 생활과학관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신명나게 풍물을 치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한다.


▲ 진천한울림 회원들이 지난 10월 4일 백곡천 둔치 야외무대에서 공연한 '생거진천 9988' 공연 녹화 화면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진천한울림 회원들이 지난 10월 4일 백곡천 둔치 야외무대에서 공연한

북, 장구, 꽹과리, 징, 나발, 태평소 따위를 치거나 불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풍물놀이, 주로 농부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 문화다. 그러나 서구문화가 물밀 듯이 밀려드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우리 전통문화가 갈수록 잊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적지 않은 풍물단이 꾸려져 우리가락 전승과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다.

풍물놀이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 지역에도 전통문화인 풍물놀이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풍물패가 있다. 진천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21명으로 구성된 '진천한울림'이다. 풍물에 관심이 많은 50~70대 여성들이 회원이다. 대부분 진천읍에 거주하나 멀리 초평, 이월에 사는 회원도 있다.

전국에 '한울림'이라는 풍물패가 몇 팀 있다. 그래서 구분하기 위해 명칭을 '진천한울림'이라고 붙였다. 진천한울림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난 2008년부터 진천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충북문화재단의 지원도 받고 있다. 지원금으로 부족한 경비는 외부행사의 사례금과 회원 각자가 회비를 거출해 충당한다.

문화축제 때 놀이마당 펼쳐

진천한울림은 제35회 생거진천 문화축제 기간인 지난 4일 오후 백곡천 둔치 야외무대에서 1시간 동안 신명나는 놀이마당 '생거진천 9988(99세까지 팔팔한 건강 유지)'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울림 회원들은 이 공연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주 2회씩 모여 연습을 했고, 행사 1개월 전 부터는 매일 6시간 이상 맹연습을 했다.

회원들은 이날 놀이마당을 통해 △탈놀이 '진천 흥게디야' △영남사물놀이 △난타-고구려의 혼 △웃다리 사물놀이 △난타-사노라면·당악 △'9988' 진쇠춤과 깃발춤 등을 선보였다.

스트레스 한방에 날려 보내

6개월 간 연습을 해 펼친 공연은 끝났지만 진천군농업기술센터 생활과학관에 마련된 170㎡ 크기의 연습현장 분위기는 자못 열정적이다. 지난 22일 오후 연습실에는 정식 공연복장 차림은 아니지만 지도강사인 남인숙(42) 씨가 상쇠를 맡아 음색이 강한 숫깽을 치고, 김진숙 회장이 부쇠를 맡아 음색이 부드럽고 낮은 암깽을 치며 흥을 돋웠다.

여기에 8대의 장구에서 뿜어내는 분위기는 묵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다.

회원들은 연간 3~4작품을 정해 연습을 하지만, 1년에 한 작품은 새롭게 구성한다. 여건상 농악놀이의 흥을 돋우는 잡색은 없이 연주자인 치배 위주로 구성해 상쇠는 김진숙 회장이 맡는다. 실제 연행을 할 때 청중의 신명을 돋우기 위해 몸 전체로 판을 이끌다가 회원 한 사람이 쓰러지기도 했다.

연간 10여 차례 외부행사 참가

진천한울림은 매년 충청북도청, 진천군청, 장애인복지회관, 농업기술센터 등이 주관하는 행사와 봉사활동 등 10회 정도의 외부행사에 참가해 공연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공연을 매번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회원 모두가 형언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풍물연행은 서양음악의 교향악단의 연주와 같이 각 단원의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하나의 규칙적인 흐름의 가락이 되고, 이 신명소리의 흐름들이 어우러져 풍물이 되기 때문에 신규회원에 대한 개별교육은 각별하다. 그만큼 개별교육이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올해 가입한 10명의 신입회원 가운데 3명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하나의 외부연행이 끝나면 회원 전원이 모여 자체평가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청중에게 보다 신명나는 다음 연행을 보여 주게 된다. 여기에서 회원 자신들과 청중이 하나가 돼 잠시나마 삶의 고단함을 잊고 새로운 활력소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미/니/인/터/뷰

김 진 숙 회장
김 진 숙 회장
“바쁜 와중에도 열성적인 회원들께 감사”

김진숙(62) 회장은 “20년 전 여성회관에서 실시하는 풍물(사물) 동아리에 참여해 현재의 지도강사인 남인숙(42) 선생을 만났다”며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진천한울림'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생거진천 문화축제' 일환으로 열린 생거진천 9988 놀이마당 공연을 위해 6개월 간 모든 회원들이 열심히 연습을 했지만, 정작 생거진천문화축제 추진위원회에서 '생거진천 9988' 프로그램을 소개하지 않아 많은 주민들께 공연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이 각자 자신의 생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호회 활동에 적극 참여를 해줘 무척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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