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건강가정지원센터 아이돌보미
이경애 건강가정지원센터 아이돌보미
  • 임현숙
  • 승인 2015.01.26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격증 뒤로 하고 아이돌보미로 사는 만학도

“아이 돌보는 일 사명감 있어야 한다”
“훈육 후엔 안아주며 사랑 표현해야”

▲ '사랑'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아이 돌보미로 살고 있는 이경애 씨가 “아이를 보면 너무 예쁘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탤런트 김혜자 씨가 '꽃으로 때리지 말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내 삶의 어떤 이유로든 아이들에게 매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천군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7년째 아이돌보미 일을 하고 있는 이경애(58) 씨를 만났다.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

연약해 보이는 체구의 그녀는 생글생글 웃는 상이다.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덕산면 인산리 이용자 가정의 14개월 된 남아를 돌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3명의 손주를 두고 있다.

그녀는 “한 시간 수당이 6000원인데 돈 때문이라면 절대 할 수 없다”고 손 사레를 치며 “얼마나 예쁜가 보라”고 잠들어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그녀가 처음 아이돌보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가 컸다고 한다.

10여 년 동안 제법 큰 기업에 근무하던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자 지난 2009년 2월 아이돌보미 길로 들어섰다. 정식 교육을 받고 일을 시작할 즈음 그해 4월 큰 수술을 받았고 그로 인해 우울증이 찾아왔다. 팔이 안돌아 갈 정도로 오십견에 시달리는 등 몸과 마음이 힘든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사람을 만나고 다시 교육을 받고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일을 하며 건강도 찾고 말도 많아지고 성격도 점차 밝아졌다.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면서 시간을 쪼개 사이버대학에 입학하고 만학의 길을 통해 여러 가지 결실도 얻었다.

그녀는 “아이돌보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 한 일이었다”며 “이 일의 시작으로 다른 것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진천군 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약 20여 명의 아이돌보미가 있다.

인터넷(www.idolbom.mogef.go.kr)과 전화(1577-2514)를 통해 종일은 물론 시간제로 아이 돌보기 신청을 할 수 있다. 소득에 따라 지불 비용이 다르고 무엇보다 교육을 받은 전문 아이 돌보미가 아이를 봐주기 때문에 많은 엄마들이 안심하고 이용하고 있다.

그녀는 “특별히 일 이라고 생각하면 아이 돌보는 것이 힘들 것”이라며 “아이들을 보면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웃지 않겠는가”라며 웃었다. 이어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힘에 부칠 땐 반드시 다른 선생님으로 대체하는 등 방법을 찾아 아이에게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그녀가 2013년 이 일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이 돌보미 사명감 필요”

그녀는 보육교사2급, 사회복지사2급, 요양보호사, 방과후지도사, 통합미술심리치료사 3급 등 여러 가지 자격증을 소지한 만학도이다. 현재 영아 종일제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시간제와 종합 돌봄 서비스로 보육교사형 돌봄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녀는 다양한 자격증을 가지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아이돌보미로 있겠다”고 말했다. “시간 활용도 그렇고 아이를 보면 너무 예쁘다”는 그녀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고 또 아이를 통해 나도 배우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또 “아이를 돌보는 일이야 말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절대적으로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직도 틈틈이 공부중이다. 곧 통합미술심리치료사 2급 시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딸을 위해 대학 졸업 후 친정아버지가 등록금을 채워주셨고 아들 며느리는 물론 남편 역시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고 자랑했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그녀는 말한다. “이런 일로 아이들은 우울하고 부모들은 불안하다”며 “아이를 돌보는 일은 훈육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혼낼 수 있지만 그 후에는 반드시 바로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줘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말 못하는 아이도 가슴이나 눈빛으로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직업으로 이 일을 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돌보느니 일을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아이를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일 게다. 사랑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가 정말 아름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