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달주 한우협회 진천군지부장
황달주 한우협회 진천군지부장
  • 임현숙
  • 승인 2015.03.19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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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키우며 희망의 끈 이어가는 축산인
“지역 위해 사심 없이 힘 보태고 싶어”
쓴 소리 하는 성품에 강한 추진력 겸비

▲ '부자농장' 대표이자 초평면 용산리 금성마을 이장 황달주 씨. 지역을 위해 힘을 보태는 진정한 축산인이다.
소를 키우는 사람 황달주(59·초평면 용산리 금성마을) 씨. 그는 (사)한우협회 진천군지부장이다. 기자는 황 지부장에게 소의 삶을 다큐형식으로 풀어낸 독립영화 '워낭소리'를 봤냐고 물었다. “당연하다. 소 키우는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느낌, 같은 감동 이었을 것”이라는 그는 “비록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이지만 소와 소통한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황 지부장을 만난 건 그의 축사에서다. 한우 축사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부인 박호영(55) 씨와 함께 한창 소여물을 먹이는 중이었다. 그는 '부자농장' 대표이며 3년째 마을 이장 일도 보고 있다.

매사 꼼꼼한 일 처리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곳은 축사 가장 가까이에 있는 새끼를 가진 암소들이다. 소 먹이부터 울음소리까지 일거수일투족이 그의 레이더망에 모두 잡혀있다.
최근까지 그는 태어나면서 일어서지도 못했던 송아지와 숙식을 같이 했다. 수의사도 포기했던 송아지를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함께 기거하면서 열과 성을 다해 돌봤고 14일 만에 어미 소 곁에 돌려보내는 '축복'도 겪었다.
그는 “송아지를 낮에는 어미 소 곁에 두고 밤에는 따뜻한 방에서 데리고 자면서 '그놈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매일 밤마다 젖을 찾는 송아지를 안아다가 어미젖을 먹였는데 그놈이 건강해져 어미 소 곁에서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대견할 뿐”이라고 감격해 했다.

쌍둥이 소 15번 출산
그는 용산리는 물론 초평면내에서도 알아주는 인물이다. 14살 때 고향인 강원도 정선을 떠나 지금의 금성마을에 정착해 45년째 농사를 천직으로 삼아 지금의 부를 일궈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한 번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그는 “세상에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그간의 삶을 통해 터득한 것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반드시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기적 같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1984년 축사가 없어 잎담배 건조실에서 송아지 1마리를 키우며 한우농장의 희망을 키우기 시작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1300여㎡ 규모의 축사에는 한우 120마리가 있다. “운이 좋아 쌍태(쌍둥이 소)를 15번이나 출산한 것이 큰 힘이 됐다”는 그는 “지난 1987년 경험부족으로 한 마리의 소를 잃은 뒤 철저한 관리로 한 번도 실패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쌍태는 허약하고 어미젖이 부족하기 때문에 분유를 먹이고 밤에는 집에서 낮에는 어미 소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우 사육과 함께 논농사 5만2800㎡와 밭농사 4300여㎡도 경작한다. 때문에 한시도 일에서 벗어날 틈이 없는 것이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생각하면 모든 것이 감사하고 일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싫은 소리가 발전의 원동력”
그는 오래전 과로로 근육 파열이 돼 지금도 힘든 일이 몸에 부칠 때가 있다. 술 끊은 지 10년이 됐지만 단 한 번도 입에 댄 적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성격은 꼼꼼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하다. 현재 한우협회 진천군지부장과 초평면민장학회 회장을 연임하면서 쓴 소리를 쏟아내면서 추진력을 갖고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듣기 싫은 소리가 내가 소속된 곳을 발전시킨다”며 “배운 것이 부족해 언제나 부딪쳐야할 일에 확실하게 준비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한농연진천군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진천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대의원을 맡고 있는 그는 한우품평회 은상과 동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충청북도 우수농업경영인 은상, 새천년충청북도농업경영인 대상 등 수많은 표창과 감사패 등을 받았다. 경력과 표창, 감사패 등이 그가 살아온 이력을 잘 보여주고 있지만 그는 다른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정말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배움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일과 노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역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우협회 진천군지부에 등록된 회원만 80명(1만1000마리 사육)이고, 비회원 농가까지 염두에 둔다면 생거진천 쌀 다음으로 진천에서 유명한 것이 한우이지만 FTA 등으로 축산 농가들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고 생거진천 한우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축협과 힘을 합해 지역 축산농가의 발전을 위해 분명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밥 때를 놓치면 그놈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온 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소여물을 주는 그에게서 강한 카리스마가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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