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지 않아 더 정이 가는 언덕 위의 동네
높지 않아 더 정이 가는 언덕 위의 동네
  • 이창복
  • 승인 2015.07.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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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읍 장관리 사미(새미)마을

주민들 살갑게 대해 귀촌자도 잘 적응
“마을 앞에 시내버스 승강장 설치 절실”

▲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바라 본 사미(새미)마을 전경. 왼쪽에 새로 들어선 빌라촌도 보인다.
▲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바라 본 사미(새미)마을 전경. 왼쪽에 새로 들어선 빌라촌도 보인다.


▲ 사미(새미)마을의 자랑인 샘. 주민들은 이곳에 모여 대소사를 논의하고 잔치도 벌인다.
▲ 사미(새미)마을의 자랑인 샘. 주민들은 이곳에 모여 대소사를 논의하고 잔치도 벌인다.


▲ 사미(새미)마을 주민이 마을회관에 모여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미(새미)마을 주민이 마을회관에 모여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진천읍에서 17번 국도 구도로를 따라 이월 방향으로 가다보면 새롭게 조성된 아파트 단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부영, 남해오네뜨, 우주동백 아파트 단지다. 아파트 단지 끝자락을 지나면 좌측으로 잘 포장된 사미(새미)마을 입구가 보인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의 상징인 샘과 마을회관이 눈에 들어온다. 눈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진천읍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고즈넉한 동네, 바로 사미(새미) 마을이다.

'샘'이 자랑인 마을

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샘'이 있다. 노인회장 이병렬(78) 어르신은 “이 샘은 조선시대부터 있었다”며 “마을 주민이 다 이 샘에 모여서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 했다”고 귀띔한다. 그야말로 샘은 곧 생활의 중심이요 소통의 장소인 것이다.

주민들은 이 샘에 대해 자랑이 대단하다. 한 주민은 “이 곳 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고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듯하다”며 “이만한 샘이 또 어디 있겠냐”고 너스레를 떤다.

박재원 이장은 “사미마을이라는 동네 이름은 문백면에도 있다. 그래서 보통 이곳 주민들은 그곳과 구분하기 위해 '새미'마을이라 부른다”며 “그 이유도 '샘'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이 샘에서 1년에 한 번씩 마을잔치(마을 사람들은 천렵이라 부름)를 열고 있다. 뿐만 아니고 올해 어버이날에는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이 한데모여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잔치를 열어 드렸다. 물론 잔치도 이 샘에서 열렸다. 이 '샘'은 마을 주민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이자 생활의 중심인 것이다.

“항공방제 취소돼 아쉬움”

30여 가구 60여 명이 살고 있는 사미(새미) 마을은 부영아파트를 바람막이 삼아 나지막한 언덕위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바로 앞에는 주로 벼와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들이 펼쳐져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논농사를 짓는다.

요즘 민임조(65·여) 부녀회장의 50여 동 비닐하우스에서는 제철을 맞은 대추방울 토마토와 수박 수확이 한창이다.

논농사를 주로 짓는 주민들에게 올해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농약살포 문제다. 지난해까지는 군이 주도해 논에 항공방제를 실시했으나 올해부터는 항공방제 대신 농약비를 지원하면서 주민들에게 농약을 살포하도록 한 것이다.

박 이장은 “항공방제 대신에 군에서는 농약비를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지만, 주로 어르신 층인 주민들이 제대로 농약을 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인심이 좋다는 점도 이 마을의 자랑이다. 박 이장은 “우리 동네는 예전부터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사람들에게도 살갑게 대한다”며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마을에 잘 적응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박 이장도 9년 전에 이 마을로 귀촌했다.박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이사 온 주민을 차별하지 않고 잘 대해주어 잘 정착할 수 있었다”며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이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연로해 거동이 불편한 신춘자(81·여) 어르신에 대한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주민들은 노인복지관과 연계해 어르신의 반찬을 지원하는 등 어르신의 어려움을 마치 자신의 일인 듯 관심을 갖고 돌아보고 있다. 이 또한 마을의 자랑이다.

마을주민들은 숙원 사업도 토로한다. 주민들은 “시내버스가 하루 8차례 다니지만, 마을에승강장이 없어서 버스를 타려면 아파트 단지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도로를 걸어가는 것도 위험하고, 눈이나 비가 오면 더욱 힘들다”며 “하루 속히 마을 바로 앞에 승강장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우 / 리 / 동 / 네 / 사 / 람 / 들



박 재 원  이장
박 재 원 이장
“넉넉한 인심이 가장 큰 마을의 자랑”

“우리 동네야말로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앞에 물이 흐르는 지세)의 지형에 주택들도 정남향을 향하고 있어 풍수지리상 최적지다.”라고 박 이장은 마을의 지세를 설명한다.

인심이 좋은 이유도 그곳에서 찾는다. 9년 전 타지에서 이곳에 귀촌해 이장을 맡은 박 이장은 “사미(새미)마을은 모든 것을 감싸 안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인심이 가장 큰 자랑이라고 말한다. 또 “소박하지만 건강한 웃음과 깊은 인심으로 지금처럼 오순도순 사이좋게 살아가는 마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 병 렬  노인회장
이 병 렬 노인회장
“거동불편 어르신 위해 방문 진료 희망”

이병렬 노인회장은 “동네가 점점 고령화 돼 안타깝다”며 “어르신들의 건강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보건소와 긴밀히 협조가 이뤄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방문 진료가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 간의 화합을 위해 주민 서로 간에 칭찬릴레이 운동을 전개하면 좋겠다”며 주민들의 화합을 당부했다.




민 임 조  부녀회장
민 임 조 부녀회장
“깨끗하고 건강한 마을 만들어야죠”

민임조 부녀회장은 “인근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마을 청결과 환경정리가 과제로 대두됐다”며 “마을 곳곳에 방치돼 있는 폐농약병, 폐비닐, 빈병 등을 수거해 환경도 정비하고, 이것을 매각한 수익금은 부녀회 기금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녀회에서 생활과 거동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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