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 백향과 재배로 주목받는 ‘파워일꾼’
열대과일 백향과 재배로 주목받는 ‘파워일꾼’
  • 임현숙
  • 승인 2015.08.14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용 락 농업법인 ‘만솔’ 대표
진천에서 첫 재배, 23개 농가와 작목반 구성
돌(Dole) 코리아와 계약재배…판로문제 해결

▲ 전용락 농업법인 '만솔' 대표가 백향과가 주렁주렁 익어가는 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 전용락 농업법인

40대를 치열하게 사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그날의 에너지는 그날 다 소진한다”는 말로 자기가 얼마나 하루를 열심히 사는지 유감없이 보여준다. 농사에 필요한 비료, 영양제 등을 취급하는 농업회사법인 '만솔' 대표이자 한농연 진천군연합회 사무국장과 진천군 농업인단체 사무국장을 역임한 전용락(46) 씨. 그는 덕산에 적을 두고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진천읍 삼덕리에 있는 일터(하우스)로 나가 밤 10시까지 총 17시간을 꼬박 일한다. 그날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일터에 쏟아 붓고 집에 돌아가면 지쳐서 그대로 쓰러질 정도로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백향과' 재배로 주목

그는 요즘 시쳇말로 진천 농가에서 주목하는 인물이다. 만솔 대표보다는 백향과 일꾼으로 더 알려진 그는 진천에서는 처음으로 열대과일 백향과 재배를 시작했다. 그는 첫 수확에 앞서 세계최대 청과회사인 돌 코리아(Dole Korea)와 계약재배 협약을 체결해 전량을 출하할 수 있어 유통문제도 거뜬히 해결했다. 진천에 앞서 백향과를 재배하고 있는 제주도나 고흥 등지에서도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때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소비자의 손에 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그가 백향과를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한농연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떨어지면 줍는 과일' 백향과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이미 재배중인 지역을 찾아다니며 재배상태를 확인하고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그는 “마침 이월에 있는 선배가 백향과 묘목을 계약재배하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지난 3월 백향과 재배를 시작했고 관내 23개 농가를 모집해 작목반을 구성했다.

그는 “이 과일이 병해충에 강하고 자연낙과에 의한 수확으로 노동력이 절감되는 등 농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식 후 유충으로 10%정도의 모종을 잃고 또 방제과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망도 많았다”며 “무엇보다 매뉴얼이 없어 답답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농업기술센터 봉윤종·이재원 씨의 지원에 감사하고 있다.

돌 코리아에서 백향과 전량 수매

백향과(Paassion Fruit)는 백가지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패션프루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시중에서 1과 당 1000원 정도에서 판매중이며 석류가 '여인의 과일'이라면 백향과는 '여신의 과일'로 불릴 정도로 영양이나 품질에서 석류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는 “백향과가 많이 알려지면서 얼마 전 암환자 가족이 백향과를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왔는데 시판을 할 수 없어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의 대부분 일과는 20개 하우스를 돌며 백향과를 돌보는 일이다. 그는 “지금은 수확이 시작되는 시기로 백향과 꽃에 벌수정이 30%내외밖에 안 돼 일일이 사람 손을 빌어 인공수정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힘들어 타 지역은 벌수정만 하기 때문에 열매가 많이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향과는 3월 중순 쯤 정식해 11월 말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시설이 좋으면 일 년 내내 재배도 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올해 백향과 작목반 총 200개 하우스 4만 평에서 약 15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첫 수확으로 백향과 한 주(株)에서 80~100개의 열매를 기대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1주당 200개까지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재배 매뉴얼 만들어 농가 보급”

덕산중, 진천고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고향에 정착해 지금의 자리에 있는 그는 50대가 더 기대되는 인물이다. “극성스럽고 까칠하다”고 자평하는 그는 “뒤 돌아볼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요즘 백향과 하우스 안에 유휴지 활용방안과 재배 매뉴얼을 위해 사진작업과 유인(誘引), 재배력, 방제력 등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그는 “작물을 재배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리 지역의 풍토와 날씨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는지 등을 사진과 함께 기록, 매뉴얼로 만들어 재배농가에 보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말한다. “농산물을 공산품과 같은 잣대로 봐서는 안 된다. 농산물은 국민의 보건(건강), 국토의 환경과 관계돼 있다. 그렇기에 농사짓는 사람은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생명 중심 농업이 갈 길이다.” 그가 치열하게 사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