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일꾼’
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일꾼’
  • 임현숙
  • 승인 2015.09.0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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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기 영 장관리 부영2차 아파트 이장

태극기 제대로 그리기 행사 기획
아파트단지 대소사 내일처럼 챙겨

▲ 장관리 부영2차아파트 임기영 이장이 아파트 내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오른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 장관리 부영2차아파트 임기영 이장이 아파트 내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오른쪽)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올해 광복절은 특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행사로 태극기 사랑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었다. 그 때문에 진천군에도 전례없이 마을 요소요소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어느 아파트는 베란다에 넘실대며 펄럭이는 태극기가 한 폭의 그림이 돼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 가운데 장관리 부영2차아파트는 태극기 달기는 물론 태극기사랑 나라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마을 행사를 개최해 다른 마을의 부러움을 샀다. 이 행사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진행한 부영2차아파트 이장 임기영(46) 씨. 넉넉한 외모에 늘 사람 좋은 웃음을 머금고 마을 곳곳을 누비는 쌍둥이 아빠, 그의 고군분투 1년 6개월 이장기(記)가 신선하다.

태극기 사랑으로 마을 화합

임 이장이 태극기사랑 마을행사를 연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먼저 부영2차아파트가 총 694세대 주민 약 1천여 명이 거주하는 군에서 단지가 가장 큰 마을이라고 소개한다. 주민들은 대개 20~30대로 젊고 어린아이들이 많다. 여기에 착안해 그는 임시휴일로 지정된 지난달 14일 주민들의 화합을 돕고 아이들에게는 태극기 그리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어린이 행사와 태극기 행사를 동시에 개최했다.

저녁 6시부터 500여 명이 넘는 주민이 태극기 그리기와 보물찾기, 영유아 장기자랑, 엄마댄스로 풍성한 행사를 맘껏 즐겼다. 엄마들의 화려한 댄스로 오랜만에 마을은 웃음꽃이 폈고 아이들의 높은 목소리가 마을에 가득 퍼졌다. 그는 일면식 있었던 김봉곤 훈장과 박희수 진천읍장 등을 초빙해 태극기 그리기 심사를 맡기고 어린이들이 그린 태극기 그림 120여 개의 출품작 중 10개를 선정해 학용품 등을 상품으로 제공했다. “태극기와 크레파스를 들고 모처럼 가족들과 환하게 웃는 주민들이 행복해보였다”고 회상하는 그는 “앞으로 이를 마을 행사로 정착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행사 후 그간 서먹했던 주민들이 만나면 서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안부를 묻는 등 마을이 화기애애 해졌음은 물론이다.

그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까지 부녀회와 고등학생들의 자원봉사가 큰 힘이 됐다”며 “몇날며칠을 발로 뛰고 여기저기 협찬을 부탁했는데 장관지구 7개 마을 이장단과 민주평통자문위원회진천지부, KT와 홈마트 등에서 후원을 해줘 잘 치룰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헷갈리곤 했다”며 “태극기를 올바로 그릴 수 있는 것이야 말로 나라 사랑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장은 마을 위해 일해야”

그는 건송리 두건마을 출생으로 지난 2013년 3월 부영아파트 입주에 맞춰 이곳에 정착했다. 마을에서 살던 버릇대로 그저 주민을 만나면 반갑게 먼저 인사하고 다가갔을 뿐인데 주민들이 입주민 대표로 착각을 했고 결국 이장까지 됐다. 그는 “가장 가까이에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채 지내기보다는 만나면 인사를 나누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난해 전국에서도 사례가 없는 아파트 단지 내 시내버스 운행을 현실화했다.

그는 주민편의를 위해 군과 군의회, 진천여객을 설득해 지난 5월 2천만 원의 추경예산을 확보하고 아파트입구방면 진천소방서 앞과 아파트 내 203동 앞에 바람막이와 비가림 시설을 갖춘 시내버스 정류장을 설치했다. 그는 “처음엔 위험을 이유로 아파트 본사에서도 반대하고 판례가 없어 군을 설득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주민들이 만족한다”며 웃었다. 현재는 아파트에 어린이집 차량이 많이 들어와 이들 차량이 고정적으로 정차할 수 있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또 그는 마을 입구 상가에 불법주정차량이 늘어나면서 혼잡이 야기되자 남해오네뜨, 부영1차 아파트와 주민의견을 수렴해 민원을 제기했다. 그후 규제봉을 설치하고 아파트 입구 진입로를 확보해 차량진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했다. “주민들이 이장이라고 내세웠는데 주민 불편을 찾아내고 마을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민원챙기는 쌍둥이 아빠”

그는 이장이기 이전에 '쌍둥이 야식' 대표다. 오후 5시에 출근해 새벽 3시 퇴근으로 밤낮이 바뀌어 살지만 그는 낮 시간 동안 자전거와 헬스로 건강을 챙기고 불법현수막 철거, 봄가을에는 산불감시원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8동의 아파트 곳곳을 돌아보고 주민 민원을 챙기는 것도 당연히 그의 일이다.

“요즘 아파트들이 층간소음 등으로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 아파트는 소통으로 정이 있는 모범적인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임기영 이장. 독서망양(讀書亡羊)이라던가, 부업에 열중하다 본업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지만 그를 이장으로 두고 있는 부영2차 주민들은 행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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