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소질계발과 잠재력실현 돕는 진정한 스승
학생의 소질계발과 잠재력실현 돕는 진정한 스승
  • 이창복
  • 승인 2015.12.31 13: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 남 집 진천중학교 3학년 학년부장

“교사는 주도자가 아닌 조력자”
20년 전 제자 결혼주례 큰 보람

▲학교도서실에서 포즈를 취한 구남집 진천중3학년 부장.
▲학교도서실에서 포즈를 취한 구남집 진천중3학년 부장.
각 학교 3학년 학생들의 진학이 마무리된 시점이다. 구남집(53) 진천중학교 3학년 학년부장, 그는 작년 진천중학교에 부임하면서 바로 3학년 학년 부장이 됐다.어느때보다 책임감을 갖고 아이들의 진로를 걱정하며 아버지의 마음으로 보낸 2015년을 그는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고 했다.

수더분하고 순한 외모에 패션감각을 보이는 흔한 면 바지와 편한 콤비 슈트, 그는 교직생활 26년 6개월을 되돌아 보며 “학년부장 등 진학담당 경력이 적지 않지만 특히 3학년 학년 부장은 군대로 비교하면 야전사령관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쉽지 않은 3학년 학생들과 함께하며 '선생은 학생을 돕는 조력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진천중학교 구 선생을 만났다.

학교의 야전사령관

교단은 낮지만 천하를 굽어보는 곳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배우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구 교사는 늘 그렇게 아이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교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구 교사는 충남 서천 출생으로 서남초,남양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전 대성고등학교와 충남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그는 “가까이서 부부교사인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를 보면서 부부교사의 소망을 품었다”며 웃었다.

“워낙 수학을 좋아했고 점수도 좋아 당연히 수학교육과를 선택했고 교사의 길을 가게 됐다”고 회상하는 구 교사. 그는 소망대로 진천고등학교 정명자 교사를 아내로 맞아 모범적인 부부교사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구 교사의 초임발령지는 1989년에 9월 제천 동중학교다. 그때가 27세였으며 이후로 제천과 청주, 그리고 오창 등지를 거쳐 지난해 3월 진천중학교에 부임했다.

그는 교직생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제자의 주례'라고 한다. 그는 “지난해 20년 전 중학교 3학년이었던 조세기(33·여) 제자가 갑자기 연락이 와 결혼주례를 부탁했다”며 “당황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했다”고 기억했다. 그동안 한번도 연락이 없었던 제자니 오죽했을까.

그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를 기억하는 제자가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교직의 부담감과 함께 무한한 보람, 그리고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때도 학년부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그는 “결혼주례를 서게 된 것도 학년부장으로서의 인상이 오래 기억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같다”고 겸손해 했다.

모든 결정은 학생의 몫


중3학년 부장이자 진학담당을 맡아 매진하고 있는 베테랑 구 교사의 탁월한 지도노하우는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는 “진학과 진로에 대해 중요한 사항을 다양한 방법과 길로 설명해 주고 학생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고 숙고하게 한다”며 “그러나 모든 결정은 반드시 학생 스스로 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교사는 '주도자가 아닌 조력자'여야 한다는 구 교사 만의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는 “진학을 위해 학부모님들과 상담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부모님에게도 부모님의 의견을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인생은 결코 부모와 교사가 아닌 학생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수학 참 쉽죠~잉!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교사다. 그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며 “그래서 수학은 더욱 자신이 있었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들었던 칭찬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했다. 작은 선행에도 그는 늘 학생들을 칭찬하고 용기를 북돋운다.

그는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데 칭찬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며 웃는다. 대체로 수학선생이니 까칠하고 어렵고 지루할 것이다 생각하지만 그는 늘 즐겁고 쉽고 재미있는 수학을 생각한다.

그는 수학수업을 마칠 때는 어김없이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유머를 준비해 아이들을 마음껏 웃게 하고 시험도 가급적 쉽게 출제한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의 수학점수를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수업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 가르치기보다는 핵심적인 사항만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며 “수학은 재미있는 과목”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부부교사로, 특히 수학을 가르치는 진학담당교사로, 아들 민우(연세대 재학)와 함께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는 인생이 즐겁다.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은퇴해야 할 때”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구남집 교사, 그는 이제 방학을 앞두고 “떠나는 제자가 눈에 밟힐테지만 먼 훗날 또 자신을 기억해줄 제자를 생각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