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며 지역에 봉사하는 우리네 ‘어머니상(像)’
즐기며 지역에 봉사하는 우리네 ‘어머니상(像)’
  • 이혜민
  • 승인 2016.04.2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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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 순 진천읍새마을부녀회장

진천토박이로 10년째 새마을부녀회에 헌신
충북도지사·진천군수 표창 등 봉사상 수상

▲ 차분한 말투와 조용하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이진순 진천읍새마을부녀회장
▲ 차분한 말투와 조용하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이진순 진천읍새마을부녀회장
'우리 어머니'라고 이름 붙이면 딱 맞을 것 같은 차분한 인상이다. 진천읍새마을부녀회장(이하 진천읍부녀회장) 이진순(65)씨. '부녀회장'하면 떠오르는 유난한 수선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서 처음에는 '이런 조용한 사람이 어떻게 수많은 동네 아줌마들을 통솔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책임감 깊고 강단 있는 성격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본디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회장을 맡아 해나가다 보니 외향적으로 조금 바뀌었다고 한다.

봄 햇살이 유달리 따스한 날, 차분한 말투와 조용하게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이진순 회장을 만났다.

남편보다 더 바쁜 '부녀회장님'

이진순 회장은 진천읍 텃골(현 송두리 내두마을)에서 태어나서 살아온 진천 토박이다. 상산초등학교·진천여중·진천여고(현 진천상고)를 졸업했으며 결혼도 진천에서 했고 진천을 떠나 본 적이 없다. 현재는 진천읍 가산리에 거주하고 있다.

2007년에 새마을부녀회에 들어가서 2010년부터 5년간 총무를 역임했다. 작년 2월부터 군 부회장 겸 진천읍부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남편은 군청공무원으로 재작년에 퇴직했다. 이진순 회장은 “퇴직하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재미있게 살자고 약속을 했는데, 그만 진천읍부녀회장이 돼버려서 지금은 내가 더 바쁘다”며 말갛게 웃었다. 슬하의 2남1녀는 모두 출가했고 작은 아들은 진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강한 책임감으로 부녀회장 직무 감당

진천읍부녀회장으로서의 삶은 만만치 않다. 매월 매주 행사가 있고 봉사활동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진순 회장은 “책임을 맡았으니 그저 감당할 뿐”이라며 여전히 웃었다.

연초부터 해맞이 행사를 위해 백곡저수지 제방에서 1000인분의 떡국을 끓였다는 것을 듣고 놀라워하는 기자에게 “그냥 솥 들고 가서 불 피워서 하면 돼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그였다.

새마을부녀회의 행사와 활동은 연중 내내 계속 된다. 지난달 10일에 운수대통 전통시장에서 결식아동돕기 먹거리 장터를 개최하고 3월 말에는 폐비닐·농약빈병 수거활동을 지원했다. 다가오는 5월에는 가정의 달 행사로 경로잔치와 효편지쓰기 행사 등이 줄줄이 있어 벌써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작년 8월에는 을지훈련에 참가한 100여명의 예비군과 군 장병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했고, 9월에는 진천읍 정자도로 2.5km 구간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정화활동을 했다.

가을이 깊어가면 생거진천문화축제 준비를 해야 한다. 군새마을부녀회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바자회를 지원하고 다문화가족을 위한 전통혼례에서도 활약한다. “7쌍의 신랑·신부 한복을 지어주고 혼례상과 의식 준비를 다 해야 해요. 노력도 노력이지만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서 올해는 할 수 있을지…”라며 벌써부터 걱정을 하는 그의 말에 남다른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행사 외에 정기적인 봉사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씩 가나안복지마을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해 손 맛사지, 동화책 읽어드리기, 주변환경 청소, 말벗, 노래교실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는 즐거운 것

이 쉽지 않은 일들을 그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책임을 맡았으니 해야지요”라며 “그래도 3년 임기를 채우고 나면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은 퇴임하고 더 잘하는 사람, 이왕이면 젊은 사람이 와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많은 봉사를 하시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다같이 봉사하고 나누는 게 즐거워요. 안 그런가요?”라며 반문했다. 그는 작년에 받은 충북도지사 표창을 비롯해 군수상 등 봉사로 받은 상도 여럿이다. 그럼에도 그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 정도야…”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진천의 발전을 쭉 봐 온 이진순 회장. 그는 “진천이 발전된 건 좋은데 환경 오염 같은 건 아쉽다. 내가 어릴 때는 백곡천에 다슬기도 있었는데 요새는 쓰레기만 많아지고…”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그는 “만약 할 수 있다면 백곡천 정화사업을 추진하고 싶다. 어릴 때 보던 것처럼 깨끗한 백곡천을 만들고 싶다. 새마을부녀회 단독으로는 힘들겠지만 여러 사회단체들이 뭉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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