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인 근 광혜원면장학회 이사장
오 인 근 광혜원면장학회 이사장
  • 이주영
  • 승인 2016.10.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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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품격·예절이 몸에 밴 훈훈한 선비

모범군민상 표창 등 지역 일꾼으로 인정받아
봉사·이웃사랑 실천하고 장학금 1억 기부 목표


▲ 오인근 광혜원면 장학회이사장이 장학회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오인근 광혜원면 장학회이사장이 장학회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영락없는 선비다. 꾹 닫은 입술, 절대로 서두르지 않을 것 같은 몸짓, 그는 “사람으로서의 근본을 실천하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며 “늙었지만 아직 할 일이 많고, 가르침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노구를 뛰어넘어 광혜원 적십자봉사대 회원으로, 월성마을 이장으로, 장학회 이사장으로 젊은 열정으로 뛰고 있는 광혜원면장학회 오인근(70) 이사장, 무엇을 한다 해도 정답일 것 같은 그를 만났다.

기본에 충실하고 정직하게 살자
오 이사장은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부농에 살뜰히 근검절약하시던 부모님 덕에 배고픔과 아쉬움 모르고 자랐다. 그는 “초등학교 때, 몸은 약했어도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피하지 않는 성격이라 화장실 청소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만승초, 공주중(충남 공주), 광혜원고와 청주고를 거쳐 한양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학창시절 역사과목을 워낙 좋아해 재미있는 역사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중소기업에서 15년간 관리직으로 근무했고 이후 안경의료사업을 했다.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시면서 고향에 내려온 그는 1999년부터 3년 사이에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존경하던 아버지까지 연이어 돌아가시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심적 고통이 컸던 것 같다. 2004년 공황장애가 발병했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그 와중에 그의 성품을 잘 아는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이장 일을 맡겼고 책임감이 강한 그는 6년간 최선을 다해 마을을 위해 일했다. “처음엔 억지로, 나중엔 즐겁게 일했다. 일을 해내면서 병도 치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 그는 “처음 마을 사람들이 아픈 내 사정을 모르고 오해해서 관계가 안 좋기도 했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정직하게 6년을 일하다보니 외면했던 사람들이 이젠 나를 인정하고 다가와 준다”고 고마워했다. 오 이사장은 이장으로써 마을의 불편함이나 잘못된 것들을 개선하고 행복하고 조화로운 마을 만들기에 힘썼고 2013년엔 모범군민상을 받았다.

지역 인재양성에 큰 뜻
오인근 이사장은 지역에서 기부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부친은 광혜원고등학교 전신인 금상고등공민학교 설립 시 경제적 지원과 교육정책에 앞장선 오덕영 옹이다. 그는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독서와 사색을 즐겼으며, 항상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며 “사람과 그들의 상황, 입장에 대한 사색과 이해로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광혜원 적십자봉사대 회원이기도 하다. 이곳을 통해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과 이웃을 위해 백만 원 상당의 진천사랑상품권(2009)을 기탁했고, 학생들 교복지원사업에도 동참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지난해 6월 광혜원면 장학회 제2대 이사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됐다. 2010년부터 광혜원면 장학회 설립 운동에 참여하면서 이듬해 장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2천여 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하면서 재단 유지와 운영에 큰 힘을 보탠 것이 인정받은 것이다.

오 이사장은 “내 고향에서 많은 인재가 길러지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라며 “애초 장학회에 1억을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목표까지 아직 멀었다”고 했다. 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이렇게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각 분야 인재들이 골고루 혜택 받을 수 있도록 장학 기금 확충에 힘쓰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현재 새마을협의회나 장기부녀경로당 등 지역단체에서도 장학회에 기부하고 있는 것이 고맙다. “장학회를 잊지 않고 기부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감사하다”는 그는 “형편이 어려운 인재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오 이사장은 학생들과도 가까이 지내고 싶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해 주고 젊은이들이 어떤 삶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젊은 학생들은 노인네가 다가가면 도망간다”면서 크게 웃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즐기는 오 이사장. 그는 말한다. “시골에서 정서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정리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쓰레기·담배꽁초 버리는 것, 교통질서, 배려가 아쉽다. 기본적인 질서와 예의를 잘 지켜나간다면 더 행복하고 조화로운 마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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