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면 미잠리 미잠마을
이월면 미잠리 미잠마을
  • 진천자치신문
  • 승인 2016.11.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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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으로 화평한 오순도순 마을

쌍호방·잠두방·미곡방 등 3개 부락으로 구성
마을발전 위해 방죽 유료 낚시터화 숙원

▲ 동네 어귀에서 바라본 미잠마을 전경. 왼쪽에 쌍용정 정자가 있고 오른 편으로 마을 회관이 보인다.
▲ 동네 어귀에서 바라본 미잠마을 전경. 왼쪽에 쌍용정 정자가 있고 오른 편으로 마을 회관이 보인다.

미잠마을은 여느 자연부락과 다르다. 같음보다 다름이 많은 곳이다. 동네가 3곳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도 그렇고 주민들 성씨가 오씨, 송씨, 이씨, 김씨 등 가지각색인 것이 그러하다. 마을이 3개의 자연부락으로 군데군데 모여 있고 성이 제각각이라고 이웃 간 정마저 돈독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른 마을처럼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아도 주민 간 화목과 단합은 어떤 마을에도 뒤지지 않는 미잠마을을 찾았다.

▲ 마을주민들이 말복행사 도중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마을 회관 앞에 나와 기념 촬영을 했다.
▲ 마을주민들이 말복행사 도중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마을 회관 앞에 나와 기념 촬영을 했다.
3개 부락(방) 다양한 주민 거주
진천군청에서 북쪽으로 약 11㎞ 떨어져 있는 미잠마을(이장 송관섭)은 이월면 소재 덕산 방면으로 진행하다 미잠교를 건너 마을입구로 들어서면 미잠마을회관과 쌍호정, 그리고 미잠미곡처리장이 나타난다.

정부 지원금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금으로 2009년 완공된 마을회관은 어르신들의 휴식처이자 부녀자들의 건강교실, 취미교실이며 마을 대소사 모임장소다. 또 마을회관 옆에 위치한 쌍호정은 여름철 농사일에 지친 농부들에게 그늘막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쉼터다.

자연마을로 생성된 미잠마을은 칠장천과 인근에 저수지가 있어 강수량이 풍부하고 기온이 온난하며 땅이 비옥해 예부터 논농사가 잘 되는 곳이다.

마을은 쌍호방, 잠두방, 미곡방 등 리보다 작은 마을인 세 개의 방(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 2005년 평택제천고속도로 건설로 누에머리마을이 사라지자 망향의 슬픔을 달래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마을 주민들이 망향비를 세웠다.
▲ 2005년 평택제천고속도로 건설로 누에머리마을이 사라지자 망향의 슬픔을 달래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마을 주민들이 망향비를 세웠다.
45가구 주민 100여 명
마침 말복날 찾아간 미잠마을은 마을회관에서 한바탕 삼계탕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삼계탕, 바람떡, 절편, 약밥 그리고 포도, 복숭아 등 부족함 없는 상차림으로 맛난 음식을 나눠먹으며 주민들은 웃음꽃을 피우느라 시끌벅적했다.

그 와중에 송관섭 이장은 아직 오지 않은 주민들에게 전화 재촉을 하고 몸이 편찮아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낼 음식을 챙기느라 분주하고, 부녀회원들은 자리를 돌며 부족한 음식이 없는지 살피고 음식 채우기 바빴다.

미잠마을 주민은 많을 때는 60호에 300명을 훨씬 넘긴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45호 100여 명이다. 젊은이는 드물고 60·70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고령인 구순 할머니부터 아홉 살 어린이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 생업은 대부분 농사로 벼농사가 주다.

사라진 누에머리 마을
과거 미잠마을에는 누에머리마을이 속해 있었다. 그러나 2005년 평택제천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누에머리마을이 사라졌다.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일부주민은 인근 마을에 정착했으며 현재는 일부 마을터만 남아 있다. 누에머리마을은 칠장천을 젖줄삼아 600여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뼈와 살을 묻고 농사지으며 정겹고 평화롭게 살던 곳이었다.

누에머리 주민들은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잊지 못하고 망향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2011년 6월, 망향비를 건립했다. 망향비에 마을이 사라질 당시 그 곳에 살던 78명의 이름을 일일이 새기고 고향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담았다.

가가호호 통신시설 설치 필요
3개 부락으로 구성된 미잠마을은 동네 소식, 행사 그리고 급한 일을 알릴 때는 통신시설을 이용해야한다. 그러나 기존 방송시설이 낡고 미비해 많은 불편이 있다. 주민 김 모씨는 “주민들이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 집마다 스피커가 설치된 방송시설을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회관 옥상에 간단한 운동기구 설치와 한 여름 땡볕에 노출돼 있는 산책로에 가로수를 식재하는 것도 주민들 바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은 마을 방죽을 잘 정비해 유료 낚시터를 만들어 마을발전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몸은 3개로 나뉘어 있지만 늘 같은 마음으로 사는 미잠마을 사람들. 함께 어우러져 흥겹고 화평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그들은 활기차고 행복하기만 하다.

인/터/뷰

송 관 섭  이장
송 관 섭 이장
“경로당 지원금 끊겨 불편해요”
송관섭(58) 이장은 그야말로 미남에 멋쟁이 이장이다. 송 이장은 부친 때부터 이곳에 터 잡고 살았다. 올해 1월 주민들의 만장일치로 임기 3년 이장에 추대된 송 이장은 “전임 이장이 워낙 일을 잘 처리했고 특히 주민들이 잘 협조해줘 큰 어려움이 없다”며 “주민들 건강과 이웃끼리 웃으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마을 경로당에 지원되던 반찬값 월 이십만 원이 올봄부터 끊겼는데 정부가 경로당 지원금을 늘리지 못할망정 요긴한 돈을 끊는 게 타당한지 묻고 싶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오 세 능  노인회장
오 세 능 노인회장
“우리 마을은 주민 협력이 최곱니다”
오세능(75) 노인회장은 미잠마을 토박이다. 2014년부터 노인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회원은 총 36명이다. 그는 “노인회장 역할은 이장,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 등이 마을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윗사람으로서 격려하고 협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우리 마을은 위·아래 사람들이 불화가 없고 협력이 잘 된다”며 “마을 행사에도 주민들이 잘 모이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서로 하려 한다”고 칭찬했다. 특히 행사 때마다 마을 주민들이 다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큰 기쁨이다.


김 건 자 부녀회장
김 건 자 부녀회장
“부녀회 활동 재미나요~”
김건자(59) 부녀회장은 “마을부녀회가 마을행사의 가장 중심에 있다”고 자랑한다. 설날 떡국행사, 대보름 윷놀이 행사, 경로의 날(어버이날) 행사, 복날 행사, 봄가을 관광, 연말 대동계 행사 등 일 년 마을행사에 부녀회가 준비한 음식이 인기 만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부녀회가 잘 운영되는 마을이 화목하고 단합이 잘 된다”며 “동네 분들이 협조를 잘 해줘 편하고 재미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녀회원은 50여 명이고 50~60대가 대부분이다. 부녀회 기금은 경조사 때 일손을 도와주고 받는 출연금으로 마련한다.



이 용 욱 새마을지도자
이 용 욱 새마을지도자
“마을 주민모임 '잠호회' 자랑스러워”
이용욱(66) 새마을지도자는 조상이 4대 이상 이곳에 살아온 토박이다. 올해 1월 3년 임기의 새마을지도자를 다시 맡았다. 그는 새마을지도자로서 새마을운동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새마을협회 차원의 사업을 마을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환경정화 운동으로 농한기에 빈 농약병, 폐비닐 등을 수거하고 생활용품 재활용사업으로 헌옷, 폐가전제품, 빈 병 등을 수거한다. 그는 “주민들이 고구마를 경작 판매해 수익금으로 사업활동기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출향인과 마을사람 모임인 잠호회에 주민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최근 누에머리마을 망향비 건립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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