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 주 조원어린이집 원장
이 현 주 조원어린이집 원장
  • 이혜민
  • 승인 2016.11.25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봄교육’ 실천하는 유아교육전문가

음악적 감성에 미술·유아교육·특수교육 전공
수준 높은 교육·세심한 보살핌으로 '균형' 잡아

▲ 이현주 원장이 조원어린이집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 이현주 원장이 조원어린이집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함박웃음을 제대로 지을 줄 아는 사람이다. 꽃망울이 터지는 듯한 그 웃음은 유독 아이들을 마주할 때 더 커지곤 한다. 화답하듯 마주 웃는 아이들의 웃음을 보니 그와 어딘가 닮아 있다. 아니, 그의 웃음이 아이들을 닮아 있다.

“아이들과 함께할 때 가장 즐겁다”는 이현주(47) 조원어린이집 원장, 그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린이집은 어느새 웃음 가득한 즐거운 공간이다.

음악 즐기고 미술 전공으로 감성 쌓아
이현주 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그가 피아노를 배운 것은 어머니의 영향때문이었다. “어머니께서 음대 진학을 원하셔서 예고 입시를 보길 원하셨죠. 하지만 저는 피아노를 그 정도로 좋아하진 않았어요.”

이 원장은 예고 입시를 거부하고 일반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예술적 감성이 가만 있지 못했던 걸까. 고교때 그는 미술을 전공으로 공부했다. “친구를 만나러 화실에 갔다가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지금까지 진로를 몇 번 바꿨는지 몰라요”라는 그는 진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감과 흥미가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때처음으로 '교육하는 일'을 경험했다. “임신하고 집에 있는데 너무 심심한 거에요. 친한 엄마들이 부탁해서 동네 애들을 모아 그림지도를 했어요”라는 그의 집에는 그 전에도 동네 아이들이 숱하게 드나들었다고 한다. 원래 아이를 좋아하는 탓이다.

뒤늦게 유아교육전공해 능력 발휘
이 원장이 '유아교육'에 발 디딘 계기는 첫 아이의 상담이었다. “큰 애를 유치원 보낼 때가 돼 상담을 하러 갔는데 그곳 원장님이 권하셔서 유치원 교사가 됐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지만 교사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적지 않은 나이에 유아교육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유아와 성인은 다르다”고 말한다. '작은 어른'으로 보면 보육도 교육도 할 수 없다. 아이의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세심한 관찰과 보살핌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이 근무했던 유치원에는 유독 지시를 안 듣는 아이가 있었는데 학부모나 다른 교사들은 그냥 아이가 좀 산만하고 늦되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는 학부모에게 “청력검사를 해보라”고 권했고, 검사 결과 해당 아동은 청력이 크게 낮아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상태였다. 그는 “아이가 발음이 분명치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고 몇 번의 작은 테스트를 통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아이를 '맡아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인 결과다.

이렇듯 그저 '즐겁게'가 아니라 '제대로' 했기 때문에, 그는 2년차에 주임, 4년차에 원감을 거쳐 7년만에 원장으로 '고속승진' 했다. 유치원 원장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9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당시 그가 일하던 곳은 400명 규모의 큰 유치원으로 소위 '아무나 원장 될 수 없는' 곳이었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지만, 얼마나 남다른 능력을 보였을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2007년 이 원장은 전공을 살려 미술놀이학교를 열었고, 5년간 운영했다. 이 미술놀이학교는 프랜차이즈 제의를 받을 정도로 성황이었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자'는 생각에 거절했다고 한다.

'다른 아이' 포용하는 교육 하고파
용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이 원장이 진천으로 오게 된 건 '제대로 된 돌봄'을 하기 위해서였다. 진천에 아무 연고도 없었지만 “놀러 왔다가 좋아 보여서” 눌러앉게 된 그는 진천에서 도시의 '활달함'과 시골의 '여유'가 적절히 섞여있는 '균형'을 찾았다고 한다.

“서울이나 용인은 너무 바쁘고 치열해서 '다른 아이'를 포용하는 교육을 하기 힘들다”는 이 원장. '다른 아이'란 조금 늦되거나, 장애가 있거나, 어른들의 속을 썩이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그만의 언어다.

그는 “어떤 아이든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최고가 될 수 있는 재능이나 장점을 찾아주는 게 부모와 교사들의 역할”이라고 했다. “어릴 때 반 억지로 배웠던 피아노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이원장은 설사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어릴 적 경험을 통해 아이는 성장하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지론을 펼쳤다.

조원어린이집은 진천에서 소위 '강남급 유치원'으로 통한다.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의미지만 이 원장은 여기에 '다른 아이'를 보살피는 역할까지 더하고 싶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특수교육대학원을 다니며 '다른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기 위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