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범 진천군농민회장
신용범 진천군농민회장
  • jwg
  • 승인 2018.07.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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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농촌 지키며 농민 생존권 찾는 활동가

동이 트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농사꾼의 일상은 고달프기 한이 없다. 그렇다고 언제 한번 '갑'이 된 적이 있는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하늘이 돕지 않으면 순간에 모든 것은 날아 가고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의 가격은 그들의 노고와 상관없이 판매상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그래서 농민은 언제나 '을'이다.
신용범(49) 진천군 농민회장. 그는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졸업 후 28살 풋풋한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 밑에서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꼭 1년 후 부모로부터 독립해 수박 농사꾼이 됐다. 짧은 장마에 이은 지루한 폭염에 맞서 하우스 수박 농사를 마무리 짓고 메론 재배를 시작한 신 회장이 진천군 농민의 노곤한 삶을 대변했다.

농민 권리 확보위해 '교육' 강조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없으니 87세 어르신이 손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들은 수확할 때까지 돈을 만져볼 수 없는데 아프면 병원에도 가야하고 손주가 오면 용돈도 줘야 한다. 평생 농사만 했는데 최소한의 생활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농민수당은 꼭 필요하다”. 신용범 농민회장은 “농업, 농촌, 농민이 없는 사회는 몰락한 것과 다름없고 농업을 살리고 농민들이 농사를 연장하려면 농가수당' 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민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2월 진천군농민회장으로 선출되자 첫 번째 사업으로 농민이 조합원으로 있는 농협에 대한 교육을 추진했다. 농협의 실상을 알리고 주인으로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4차례에 걸쳐 협동조합학교를 진행중이다. 교육은 농협의 의미와 운영원리, 조합원의 역할, 농협의 회계 등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2차까지 진행됐다.
그는 “우리나라 농업 위기의 탈출은 농협을 변화시켜야 가능하고, 그 농협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농협을 발전시킬 의견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34개 군내 농업인단체협의회와 함께 '진천군수 후보 초청 농업정책토론회'를 추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군에서는 처음으로 농민들이 주관한 이 행사에는 군내 200여 명의 농민들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모였고 군수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농민들 '조직' 통해 힘 키워야
신용범 회장은 이월면 근어마을이 고향이다. 금구초, 이월중을 다니면서 농사꾼 부모 아래 성장했고 어린 시절 부터 농사가 익숙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운동에 참여하면서 소외된 이웃의 삶에 관심이 많았고, 농촌봉사활동으로 농민 삶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들의 삶이 낮설지 않았다. 야학에서는 강학(선생)으로 공장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지식을 나눴다. 육군병장으로 제대했고 그는 학교 졸업 후 농사꾼이 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스스로 직접 고되게 일해야만 먹고사는 '농민'이 된 것이다.
그는 진천군농민회 사무국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사무처장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진천군농민회장으로 선출됐다.
신 회장은 “농촌이라는 공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그들이 농촌을 변화시키고 농업을 잇기 위해서는 농민으로서 최소한의 생존권이 확보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이 힘이 있어야 하는데 '조직'이 필요하고 작목별 단체를 만들고 협동조합을 만들고, 농민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농민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
이제 농토는 점점 산업단지로 줄어들고 농민은 더 이상 농업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사측과 임금협상을 하지만 농민들은 피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가격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정부가 주는 대로, 시장이 요구하는 대로 다 내줘 버리고 만다. 이들에게 그나마 힘이 되는 것은 소외된 농민들과 함께 농촌을 살리겠다고 나선 활동가들 뿐이니 농민들에게 그들은 얼마나 큰 자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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