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 합창단
해오름 합창단
  • 정선옥 기자
  • 승인 2009.08.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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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소리들이 모여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화음 만들어…


누구나 자신만의 악기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다른 사람과는 절대 같을 수 없는 음색을 지닌 목소리를 타고 나는 것이다.
이 소리가 음악적으로 다듬어져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되고 개성 있는 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합창이 된다.

■ 30년의 전통을 지닌 진천의 보물 해오름 합창단
해오름 합창단은 전국 군 단위 지역에서는 유일한 여성 합창단으로 군 단위에 합창단이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롭기도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합창단이 30년의 전통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지난 1979년 당시 진천농고의 음악선생님이셨던 전해달 선생님의 지도로 결성된 해오름 합창단은 현재 50여 명의 단원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그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30년 전부터 합창단 활동을 시작했던 단원들은 이제 70대가 되었다. 고문으로 활동 중인 오경화 단원의 경우는 30년 전 아장아장 걷던 딸 정선우 씨가 합창단의 부반주자로 활동하고 있어 단원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이다.

2대가 음악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단원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언제든 자신의 딸과 며느리도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30대에서 70대까지 단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단원들은 현재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자, 원종순, 이추자, 오경화씨를 보며 연륜에서 베어나오는 포용력과 사람의 도리를 배운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새롭고 신기한 것에 심취할 때 단원들은 더 고귀하고 소중한 것을 이들에게서 배워가고 있다.

■ 전문가 초빙으로 전문성 갖춘 합창단
해오름 합창단은 연습 시 전문 지휘자와 반주자를 초빙해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는다.

이태리에서 성악을 전공한 이찬호 지휘자는 지난 5년간 매주 수요일마다 해오름 합창단의 지휘를 위해 인천 집에서 새벽같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노춘옥 반주자 역시 15년 넘게 한결같이 합창단의 반주자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입단을 위한 특별한 자격도 없어 합창에 관심만 있다면 기초적인 발성부터 수준에 맞는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단원들은 “일반적인 노래교실은 비교적 쉽게 노크하는데 반해 합창단은 두렵게 생각한다”며 음악에 전혀 문외한인 이들도 전문가의 지도를 받다 보면 어느새 음악인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자신의 재능을 몰랐다거나 집안 사정, 부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음악의 꿈을 접어야 했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스승이 능력 있다고 해서 모든 제자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듯 합창은 끝없는 연습과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합창단의 실력은 개개인의 실력이 아닌 단원 전체의 평준화된 실력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단원들은 연습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물론 노래하는 시간을 즐기지 못한다면 연습시간이 힘들겠지만 그 시간을 즐기는 단원들에게는 연습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 무미건조한 일상에 활력을 주는 합창
단원들은 합창단 활동이 무미건조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고 말한다. 전문적인 음악 교육과 활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무대에 설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초기 합창단을 지휘했던 전해달 선생님이 워낙 음악계에서 유명한 분이기도 하지만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는 이들은 사실 진천군보다는 대외적으로 더 유명해 크고 작은 무대에서 초청연주회를 자주 갖는다.

초청 연주회 외에도 매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하고 진천에서도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갖는 것은 물론 전국 규모의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공연만이 아니다. 합창단 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활동을 하는 단원들이다 보니 연주회 이외의 활동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에도 한국합창연합회와 휘센이 공동 주관한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합창대회에 나가서도 합창뿐만 아니라 진천군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문화사절단 역할까지 했단다.

평소에도 소외계층을 위한 열린공간음악회와 사랑나눔음악회를 열어온 단원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심경의 감동받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1979년 합창단 초대 지휘자이신 전해달 선생님을 어렵게 모시고 가졌던 2005년 정기공연 '가을의 하모니'였다고 한다.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감동이 단원들의 가슴에 남아 있단다.

■ 우리네 삶과 닮은 절제된 합창
단원들은 합창이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무리 고운 음색이라도 자신의 목소리만을 내세운다면 합창이 될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소리를 조금씩 줄이고 서로 융화되어 지내듯 절제된 소리로 화음을 이루는 것이다. 단원들은 우리 모두의 삶이 합창처럼 불협화음 없이 아름다운 선율 같기를 희망한다.

/미/니/인/터/뷰/

“진천군의 보물… 군의 예술단체 지원 아쉬워”

이 경 숙 단장
이 경 숙 단장

“지난 30년 간 해오름 합창단을 지켜봐 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연 이경숙 단장은 “해오름 합창단은 수십년을 지켜 온 진천군의 보물”이라며 군민을 위한 이벤트성 행사도 좋지만 진천군의 문화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이 아쉽다고 한다.

지난 90년 여성회관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중 아름다운 화음에 이끌려 3층 연습실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는 이경숙 단장은 남편 김영옥씨와 의학을 전공하는 아들 상엽, 법학을 전공하는 딸 다혜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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