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평면 화산리 사산마을
초평면 화산리 사산마을
  • 정우철 기자
  • 승인 2009.09.0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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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두타산과 초평저수지가 끝없이 펼쳐진 사산 마을로 떠나는 여행



등 뒤로 웅장한 두타산을 의지하고 있는 초평면 화산리 사산마을은 지난 1950년대 후반 한·미 협조로 초평저수지가 조성되면서 탄생한 마을이다.
수몰지구의 주민들이 비옥했던 대지와 유년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향을 멀리 떠나지 못해 바로 곁에 터를 닦고 지붕을 올려 마을을 이룬 지 50여 년이 지났다.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초평과 증평을 잇는 국도 너머로 펼쳐지는 초평저수지의 비경 또한 지나는 나그네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하다. 때마침 쏟아지는 소나기에 군데군데 떠 있는 수상좌대가 고요한 선계처럼 아득하다.

■ 농·어업, 회사원까지 다양한 직업군
산자락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은 아늑하기 그지 없다. 마을로 들어서는 초입에는 무성한 잎을 가진 느티나무가 마을의 안녕을 바라듯 장승처럼 지키고 서 있다.

느티나무 곁에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낯설지 않은 정자는 마을 사람들의 인심만큼이나 푸근하다.

사산마을에는 현재 120명이 거주하고 있다. 크지 않은 마을임에도 대학생 17명, 고등학생 5명, 초등학생 2명이 재학 중으로 이상적인 연령비와 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옛날 이 마을의 주민들은 수몰된 초평저수지가 아직 물에 잠기기 전, 넓고 비옥한 농토에 곡식과 채소를 가꾸며 살던 순박한 농부들이었다.

농지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지금도 벼농사와 함께 고추, 마늘 같은 초평지역의 대표 농산물들을 재배하고 있다. 농토가 적다보니 전업농은 많지 않고 젊은 사람들은 인근의 회사에 다니는 경우가 많고 가까운 초평저수지를 이용해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많다.

다행히 초평저수지는 농업용수의 공급원으로서만이 아니라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해 관광수입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 강태공을 유혹하는 초평저수지
이곳 초평저수지는 오래전부터 강태공들에게 붕어낚시로 유명한 곳이다. 낚싯대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초평저수지의 명성을 익히 들어 보았으리라. 한 때 외래어종의 유입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초평저수지는 붕어낚시터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 상조회는 사산마을의 자랑
두타산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사산마을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부지런한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공동작업에도 적극적이다.

특히나 사산마을의 상조회는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다.

4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상조회는 고향을 떠난 젊은이들까지 가입이 되어있어 마을의 애사시 40대 이상은 상여를 메지 않아도 될만큼 젊은층의 참여율이 높단다.

또한가지 사산마을 상조회의 자랑이라면 장학기금을 빼놓을 수가 없다. 8,000만원이 넘는 장학기금은 마을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교육열이 높은 탓에 매년 2~3명이 혜택을 입는데 이제까지 30여명 정도가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 높은 교육열만큼 지극한 효심
사산마을에 높은 것이 교육열만은 아니다. 매년 다녀오는 효도관광 하나에도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마음씀씀이가 돋보인다. 날이 좋을 때는 힘들지 않게 유람이 가능한 멀지 않은 관광지를 택하고 날이 쌀쌀해지면 인근에 있는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


■ 50년 남짓한 역사의 젊은 마을
50년 남짓한 마을의 역사는 인접한 마을들에 비해 자랑할 만한 유적지나 문화재는 없지만 새로 생긴 마을답게 모든 것이 새롭고 깨끗하다.

아직 완벽하게 마을이 정비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씩 만들어 가는 소중함이 크다. 낡고 수리해야 하는 불편함 보다는 새로 만들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지난해에도 400미터 가량의 농로를 포장하는 대공사를 마쳤고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 앞까지 하던 공사도 채 끝나지 않았다. 눈에 보이게는 도로 포장부터 남은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마을사람들은 이 모든 일들이 즐겁다.

■ 하루빨리 오염된 우물 정상화돼야
요즘 마을에는 고민이 하나 늘었다. 그동안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던 우물이 오염된 것이다.

마을 안까지 상수도관이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물맛도 좋고 용수량도 풍부해 오래전부터 별문제 없이 사용해 오던 마을 공동 우물 덕에 이제껏 집안까지 연결조차 하지 않고 있단다.

주민들은 우물이 마을 뒷편을 지나는 도로 공사 과정에서 오염됐다고 하소연 한다. 사실 한 가구에 한두명식 거주하는데 큰 돈을 들여 굳이 상수도를 사용하기도 마땅치 않아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탁해진 우물물을 마시고 있다.

공사 관계자나 상하수도사업소 측도 뾰족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이래저래 죄없는 마을사람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또하나 마을 주민들이 해마다 겪는 문제가 있다. 장마철만 되면 초평저수지로 몰려드는 쓰레기들이다.

양식업을 하는 계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정화작업을 하지만 마땅한 장비도 없고 관리주체인 농촌진흥공사 청원지사나 관할 소재지인 진천군은 뒷짐만 지고 있는 형편이어서 주민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사산마을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마을도, 비옥한 농지가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의 축복 받은 마을도 아니었지만 마을을 감싸안은 두타산의 넉넉함과 초평저수지의 풍요로움이 노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길러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마을이었다.

/우/리/동/네/이/장/님/

"당연한 마을문제 해결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신오식 이장
신오식 이장
우리 마을은 군데군데 인가가 흩어져 있어 자주 모이기는 힘들지만 주민들의결속력만큼은 여느 마을 부럽지 않습니다.
미처 포장되지 않은 도로의 포장과 식수문제 해결 등 힘닿는 데까지 관계 업체나 기관과 협조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매듭을 짓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 부탁드립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유재갑 여성노인회장
유재갑 여성노인회장

행사가 있는 날이면 마을 주민들이 협조를 잘해주셔서 고맙고 우리 동네는 젊은이 들이 단합이 잘돼서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애경사가 있을 때나 모임이 있는 날이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떠나는 마을이 아닌 돌아오는 마을로"

신경호 새마을지도자
신경호 새마을지도자

이장님을 잘 보필하여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청년들로 하여금 도회지로 나가는 것보다 우리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을로 그들 마음에 심어주겠습니다.

우리 마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농로길 조성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장님을 도와 마을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용숙 부녀회장
박용숙 부녀회장

부녀회장을 맡게 된지 3년차입니다.

우리 동네 많은 젊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행사나 모임에는 모이기가 힘들지만 마을 어르신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있는데 참 감사합니다.

봉사활동은 마을 내부보다 외부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되네요 부녀회에 많이 참석해주셔서 마을 봉사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 이고 어른들 말씀을 들으니 부녀회활동도 비교적 순조롭게 되어 갑니다.
이장님을 잘 도와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도록 하겠습니다.


"사산마을 상조회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이상용 상조회장
이상용 상조회장

우리 사산마을의 상조회는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왕성한 활동과 결집력을 자랑합니다.

출향인들 모두가 상조회에 가입되어 있고 일이 있을 때마다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주니 고향을 지키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든든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무쪼록 이 상조회의 전통이 후세에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상조회에서 운영하는 장학기금 역시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마을 가볼만한곳>

산신제와 제단

마을 동편에 위치한 제단은 오래 전부터 하늘에 제를 올리던 곳이다.

두타산의 정기를 내려받듯 산 중턱에 진중히 자리잡은 제단은 주변의 돌탑들로 한층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단 양 옆으로 자리잡은 거대한 돌탑은 마을 주민들이 저마다의 염원을 담아 쌓아올린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20여년 전부터 이 제단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덕분에 마을에는 큰 흉사가 없고 이전에 잦았던 교통사고도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제단 앞까지 도로를 포장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제단을 신성시 여긴다.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대학생들이 답사를 오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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