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아동센터 광혜원지부
한국지역아동센터 광혜원지부
  • 박민양 기자
  • 승인 2009.09.30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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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을 배운 아이는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사랑 베풀 수 있는 어른되길


지역아동센터란 부모로부터 보호와 양육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나 기타 이유로 보호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때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관이다.
지역 사회 안에 보호가 필요한 만 18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생존·학습·복지·문화권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장됨을 목적으로 하며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 및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기부문화 형성, 무료 급식 실시 등을 통해 건강한 인성을 형성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목표로 한다.

■ 광혜원 지역아동센터의 사람들
스물아홉명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며 노래 부르고 놀고 싸우기도 하는 아동센터는 매일이 북새통처럼 흘러 예상치 못한 일들로 하루하루가 새롭고 바빠 긴장의 고삐를 놓을 시간이 없다.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대부분이고 서너 명이 한 두 해 전 중학생이 됐다.

지도 교사로는 작곡을 전공한 이금자 센터장이 피아노·플롯(선택수업) 악기 연주를 가르치고 노래를 알려주는 등 아이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김선심 교사는 장애아동을 돌보며 급식위생을 관리하는데 벌써 두해 째 장애아 부모 충북협회에서 한 달에 한번 씩 하는 강의에 빠짐없이 찾아가 교육을 받고 있다.

정은경 교사는 학습과 예능을 지도하고 김오석 교사가 행정과 미술을, 신옥화 교사가 종이접기와 보건 위생을 살피고 있다.

초심을 갖고 일하겠노라 많은 이들이 말하지만 이곳에 오면 초심보다 더 깊은 애정과 사랑,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눈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사들은 '시간이 더디 흘러 재미가 없다'는 타인의 한숨 섞인 말을 공감치 못한다.

업무시간이 끝나면 피곤할 법도 한데 일주일에 반 이상을 7시가 넘어 퇴근하며 수시로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이 가정에서 피해 입은 경우가 없는지 살피는 등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들을 꾸준히 해 나간다. 이들의 바람은 한결같이 아이들 스스로가 상처를 치유하고 밝게 자라나 어려운 이들에게 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 세상을 바라보는 꿈나무들 호기심으로 배움의 장을 열다
가정에서 사랑으로 돌보지 못 한 아이들이라서 쉽게 상처 입고 토라지기도 잘하지만 순수함을 가진 아이들이다.

몇 해 전 어느 단체에서 아이들을 위해 쌀을 많이 보내줘 밥도 지어 먹고 떡볶이 떡을 뽑아 떡볶이도 만들어 간식으로 나눠주며 도와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르치고자 멀리 일산에서 보내준 쌀이라 알려줬다.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일산이 어느 곳이냐고 물으며 지도를 꺼내 가져와 묻고 이곳 광혜원부터 거리를 가늠해보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이렇게 도와주신 분들의 고마움을 알고 이다음에 커서 자신 또한 꼭 넉넉히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하는 아이들을 보며 앞으로의 힘든 일들도 꿋꿋이 헤쳐나 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겨난다고 한다.

센터 아이들은 네 명의 교사진에게 음악, 미술, 학습지 교육을 받고 봉사하러 온 대학생들에게 드럼, 전자기타 등 평소엔 접할 수 없는 악기를 배우며 때론 기업 후원의 일환으로 전문 강사에 오카리나 연주 수업을 듣는다.

실외 수업으로는 충북대학교 주관 과학캠프 참가, 화랑공원에서 교통안전교육, 종 박물관 견학, 진천군 평생학습 발표회에 참가해 플롯연주 및 아동 작품 전시회를 펼쳤다.

한번은 토성 역사 체험마을을 다녀오며 돌아오는 길에 충북의 지리적 여건 상 바다를 볼 수 없는 아이들을 생각해 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강 유람선을 타기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에 다녀오기도 하며 아이들답게 뛰놀고 신기한 볼거리로 심신을 다지고 호기심을 충족한다.

■ 걸어온 길, 걸어갈 길
1997년 말 IMF 여파로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자 센터장인 이금자씨가 이들을 모아놓고 전공을 살려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가르치는 등 아이들을 위한 배움의 터를 마련한 것이 계기가 되어 99년 6월 30일 공식적인 즐거운 공부방으로 신설됐다.

1999년부터 매년 아동 정기 음악회를 개최하며 2000년부터는 특기적성에 교육을 실시해 작품전시회도 개최했고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열어주기 위해 2004년, 2007년에는 삼성 희망의 공부방 지원을 받아 싱크대, 정수기, 에어컨 등을 설치해 학습 환경을 개선했다.

올 초부터는 삼성 고른기회장학재단 2차 지원으로 진천군 아동센터연합 교육 사업에 참가해 음악 심화교육과 아동선택학습을 통한 다양한 체험학습 교육을 진행 중이다.

■ 우리 아이들 지켜주세요
올 7월 초 아이들의 관찰일기를 살피다 보니 머릿속이나 손바닥 등 때려도 표가 잘 나지 않는 곳을 지능적으로 때려온 부친의 사례가 있어 아버지를 알코올 전문 병원으로 강제 이송하고 초등 1·3·4학년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보호하기 시작했다.

또 8월에는 삼촌집에 더불어 살며 어머니가 알코올 의존자로 근로능력이 없는 기초생활수급 모자가정에게 센터에 있는 김선심 교사가 자신의 소유로 있던 아동센터건물 1층을 무상임대해 주고 광혜원 로타리클럽을 비롯한 관내 기관·단체의 후원으로 이들의 거주지 '사랑의 집'을 마련헤 돌보며 편리한 생활을 하도록 도왔다.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중 85%가 기초 생활 수급자이며 그 기초생활 수급에도 조건이 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어 나라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소외된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한테서 끝나지 않고 한 가정의 총체적 고민을 다루며 나아가 사회의 문제가 된다.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보다 어른들의 관심일 터이다.



/미/니/인/터/뷰/

이범민 회장
이범민 회장

“음악으로 아이들 마음 헤아릴 수 있는 복지사 될 것”

“작곡을 전공 했기에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음악이라 생각하며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상처를 치유하고자 시작했는데 일을 하면 할수록 부족한 저 자신에게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아이들의 순수한 열정을 봅니다.

때문에 매 순간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저와 같은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앞으로도 꼭 지금과 같이 함께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회장은 한양대 작곡을 전공, 피아노를 부전공 한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전공을 살려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1998년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주변의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며 아이들을 통해 성장해간다는 센터장의 모습에서 진심어린 애정과 함께 진정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이 무엇인지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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