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상 호 한국농업경영인 진천군연합회장
윤 상 호 한국농업경영인 진천군연합회장
  • 이재홍
  • 승인 2019.02.2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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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농민의 삶 꿈꾸는 천생 농업경영인
윤상호 한국농업경영인 진천군연합회장이 농업기술센터 단체 사무실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상호 한국농업경영인 진천군연합회장이 농업기술센터 단체 사무실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흑미·토마토·표고·고추 등 다양한 작물 재배
통산마을 이장·문백적십자봉사회 등 다양한 활동

사람 좋은 농사꾼 같지만, 그에게서 언뜻언뜻 느껴지는 카리스마가 있다. 최근 한국농업경영인 진천군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윤상호(53) 씨. 문백면 통산마을 이장으로 지역에서 다수의 단체를 이끌며 묵묵히 봉사에 매진하던 그가 농업경영인을 대표하는 지역연합회장으로 선출되자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 것은 당연하다. 수십 년간 농사로 성공과 실패를 맛봤고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질 좋은 행복한 농민의 삶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윤상호 회장, 그가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농업인들에게도 비전이 있어야”
윤상호 회장은 문백면 농업경영인연합회장을 거쳐 진천군연합회장을 맡게 됐다. 그는 평소 느끼던 것들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섰으니 많은 걸 바꿔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산업단지가 많이 들어서서 점차 공업 도시화돼 가는 지역에서 농업인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뜻이리라.
그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언급했다. 산단에 들어가는 식자재를 현재 다른 지역에서 조달받는 업체가 많은데, 진천의 작물을 산단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농업경영인연합회의 역할은 현재 34개소에 달하는 농업인단체들부터 한목소리를 내도록 이견을 조율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보장해서 안정된 농업경영을 이룩하는 것이다.
윤 회장은 “저는 워낙 맡은 바 일은 악착같이 해내는 사람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 성격 탓에 적도 있지만, 상생의 길을 찾으면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윤회장은 기본적인 일 외에도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그는 “진천에서만 나는 특수작물을 연구하고 재배하는 방법을 모색해보면 어떨까 합니다”라며 “흔한 것으로는 상품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양한 농사 경험 실패도 맛 봐
그가 원래 착실한 사람이었느냐면, 그건 아니었다. 
윤 회장은 이십 대 초반 구로공단에서 의류 사업을 했다. 그러던 중 농사가 너무 힘드니 와서 도와달라는 부모님의 요청에 마지못해 고향인 진천으로 내려왔다. 그러다보니 농사도 원래 벌던 돈벌이에 맞춰서 지어야겠다며 농사를 크게 지었다.
“축산도 잠시 알아봤다가, 결국에는 담배 농사로 6년 넘게 지었죠. 100단 가까이 크게 지으니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하셔서 논농사로 바꿔보기도 하고, 그래도 젊었을 때는 돈 욕심이 있어서 많이 지을 때는 8만 평도 지어봤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논농사뿐만 아니라 시설재배도 다양한 종류를 지었다. 농사꾼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그저 개인적인 일을 하는 농사꾼이었다.

여러 단체서 다양한 활동 인정받아
그렇다면 언제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을 마음먹었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술을 딱 끊었어요. 그전까지는 아내가 저 때문에 속 많이 썩었는데….”
부모가 죽는 것을 일러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다 하여 붙은 말, ‘천붕(天崩)’이다. 그는 평생 같이 농사를 지어온 존경하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허망함을 딛고 일어나야 했다. 이후의 삶이 자연스럽게 많이 달라졌다. 젊은 날의 욕심은 줄어들고, 남은 억척스러움이 책임감으로 변했다.
라이온스클럽이나 적십자봉사회 같은 다양한 봉사단체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한 게 이 시기부터라는 점도 주목할만했다. 농사꾼의 경험을 수익사업으로 농사를 지어 ‘사랑의 점심나누기’ 행사를 펼치는 등 농사 말고도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한 것이다.
윤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단체에서 주요 업무를 맡았다. 진천라이온스클럽에서 이사로 일했고, 문백면 적십자봉사회장도 역임했다. 9년째 통산마을 이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특히 그가 문백면 적십자봉사회장을 맡기 전에는 봉사회의 회원 수가 6명에 불과했는데, 그가 회장을 맡자 회원 수가 45명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됐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윤 회장은 “나이 많아서 더는 육체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기 전까지는, 우리 농업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라고 답했다. 그가 책임지는 농업경영인협회가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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