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14개 초등학교 학생 어른용 수저 사용 ‘불편
군내 14개 초등학교 학생 어른용 수저 사용 ‘불편
  • 김미나 기자
  • 승인 2019.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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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용 수저보다 5cm 이상 긴 어른용으로 식사
X자형 잘못된 젓가락질·음식 흘리기 다반사
A초등학교 급식실에서 1학년 학생들이 성인용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해 점심을 먹고 있다.
A초등학교 급식실에서 1학년 학생들이 성인용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해 점심을 먹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초등학교 1~2학년에게 신체조건에 안 맞는 어른용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한 가운데 진천군내 15개 초등학교 중 14개 학교에서 성인용 수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성초만 유일하게 어린이용 수저를 사용하고 있다.
군내 대부분의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교직원과 동일한 20~22cm 크기의 성인용 숟가락과 21~22cm의 성인용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아동용 숟가락이 15~17cm, 젓가락이 16~18cm인 점과 비교하면 5cm 이상 차이가 난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는 급식시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긴 성인용 젓가락의 가운데 부분을 잡는 ‘X자’형태의 잘못된 젓가락질을 하거나 수저가 커서 음식을 흘리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급식 시간에 조그마한 아동용 수저를 사용했던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점심시간마다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학교 급식실에 조리 기구를 납품하는 A 업체에 따르면 아동용 수저 1세트 당 가격은 1650원이다. 예를 들어 1학년 학생이 100명일 경우 16만 5000원 정도의 비용이면 1학년의 아동용 수저 교체가 가능한 셈이다.     
인권위는 지난 1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급식실 수저가 몇 개인지, 아동용 수저를 보유하고 있는지, 급식 규정에 식기 관련 내용이 있는지, 학생 신체 조건에 맞는 수저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등의 실태 파악에 나섰다. 이후 충북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학교급식기본방향’이라는 공문을 보내 아동용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을 권고했다.
학부모 B 씨는 “젓가락질 연습을 많이 하고 입학시켰지만 집에서는 아동용 수저로 먹는데, 학교에서 큰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점심을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 짠하다”며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것도, 강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좀 더 감수성을 갖고 아이들을 바라봐주는 학교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2월 각 학교에 아동용 수저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냈고, 교육지원청이 진행한 학교급식관계자 연수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계자들에 권고했다”며 “강제할 수 없는 사항이지만 각 학교에서도 이와 관련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니 차츰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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