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번째 칭찬주인공)나기자 학성초등학교 조리사
(마흔네번째 칭찬주인공)나기자 학성초등학교 조리사
  • 강성진
  • 승인 2010.08.1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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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조리사 사랑의 손맛 “점심시간이 즐거워요!”
나즈막한 산기슭에 자리 잡은 학성초등학교는 교목인 푸른 잣나무가 방문객에게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쾌함과 평온함을 선사한다.

잘 가꾸어진 교정엔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왔을 법한 고목이 버티고 있고 일찌감치 나무 꼭대기에 자리잡은 매미며 풀벌레들의 합창이 방학을 맞아 텅 빈 교정을 아이들을 대신해 채워주고 있었다.

학성초등학교는 가족 같은 학내 분위기로 유명하다.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가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돈독한 유대관계로 묶여있다. 아이들의 내적 성장을 위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명문학교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오늘 칭찬의 주인공 나기자 조리사는 학성초등학교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나기자 조리사의 배려와 정성으로 이제 학성초등학교에서 급식은 맛 없는 점심이 아니라 맛있고 즐겁기만 한 식사가 되었다.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행복 조리사, 혹은 요리의 마술사로 통하는 나 조리사에 대한 칭찬에 가장 먼저 나선 김현식 교장은 “아이들이 점심 시간을 가장 즐거워 합니다. 단순히 식재료를 가지고 조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요리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의 오감을 만족시켜 줍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기자 조리사가 음식만 조리하는 것이 아니다.
급식 배식을 하면서 음식 재료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내는 똘망똘망한 어린이들에게 일일이 친절한 답변을 해 준다. 덕분에 아이들은 식재료에 대한 지식과 음식에 대한 흥미를 느껴 즐겁고 유익한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가끔씩 학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음식체험 활동에 일일강사로 활동하며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를 해 준다. 병설유치원의 황영하 어린이는 "조리사님과 함께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참 좋아요. 조리사님은 우리에게 음식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세요"라며 음식 만들기 체험의 즐거움을 자랑한다.

덕분에 학성의 아이들은 먹는 것의 즐거움, 식재료의 소중함, 음식을 만드는 이의 정성을 안다. 학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 나 조리사의 공이 컸다고 이야기 한다. 편식이 심한 요즘 아이들에게 식재료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는 것 또한 그녀의 몫이다.
그러나 나기자 조리사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가 또 있다.

본시 인정이 많은 그녀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 어린이에게는 아이의 감성을 고려한 옷을 선물하고,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하는 고학년을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행여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부하다 배가 고플까 염려해 고구마나 감자 등을 직접 구입해 와 조리해 주기도 한다.
1995년 초등학교 급식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그해 3월 조리사로서 상산초등학교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그는 그 때를 회상하며 “주부로만 살다가

1,30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가 않았어요. 무엇보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병원에 실려 갈 정도였답니다. 학교 급식 초기단계에는 조리원의 이직율도 심했고 시설도 미비했거든요”라며 자리를 잡기까지 6개월의 기간이 가장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단다.

백곡초등학교 근무시절, 한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주부를 대상으로 한국 전통음식 체험 실습 및 강의시간을 마련해 4개월 동안 가정에서 쉽게 접하는 식 재료를 통해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한 일이 보람이란다.

“이주여성들이 가정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이라도 시어머니 또는 시댁 식구의 손을 빌려 음식을 해 오던 것을 극복하고 한국음식에 자신감을 가지고 가족에게 맛깔스럽게 음식을 요리해 칭찬을 받았다는 편지를 보내와 가슴이 찡했다”며 활짝 웃는다.

아이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잔반을 남기지 않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상냥한 말과 보는 맛, 먹는 맛을 함께 주는 진정 행복한 조리사다.

방학기간 동안 농협중앙회의 안성 교육관에서 열린 친환경 우리농산물 바로알기 세미나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 학교급식에 전문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는 인터넷을 통한 자료수집과 지역음식연구가들과 함께 음식연구를 통해 자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는 음식을 먹는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함과 함께 즐거운 마음을 가진 프로의식이 필수라고 강조하는 나 조리사는 진천읍에 거주하며 부군 이범재 씨와의 사이에 정원, 정형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외부에서 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남편과 가족의 응원이 자신의 영양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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